모란시장으로 향하는 개의 눈빛이 말해주는 것.

by Far away from

운전을 하다가 창살감옥에 개를 가득 싣고 가는 차량이 앞에 보인다.


향하는 방향을 보았을때 아마도 모란시장을 향하고 있는듯하다.


거칠게 운전하는 차량속에서 그들이 지금까지 먹고 운동하여 성장시켜놓은 근육은 거친 차량 안에서 의미도 모른채 버티고 서있는 도구일 뿐이며, 초점 잃은 눈빛은 세상에 그 어떤 모든것에 달관한 듯 하지만 그 안에 어떤 두려움이나 호소하는 듯한 느낌이 뭍어난다.


몇년전 모란시장에서 그 개들을 보았을 때 나는 지옥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보진 못했지만 사형수들을 모아놓은 감옥의 느낌과 비슷하단 느낌을 받았으며, 누린내와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그 곳에서 언제든 도끼질을 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 담배를 피며 웃고 즐기는 모습을 보았다.


내가 있어서는 안되는 곳이라는 생각에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왔지만 그때의 잔상은 무척 오래 머물러 며칠간은 밤마다 악몽을 꾸었다.


오늘 개를 가득 실은 차를 보니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나와 눈이 마주칠때면 마치 내가 무슨 큰 죄라도 지은 사람처런 화들짝 놀라 시선을 피하지만 오늘은 왠지 개의 시선에서 어떠한 메세지 같은 것을 얻게 된다.


'너희의 운명도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영원할것처럼 살아가지만 실제로 개처럼 도살되는 일이 없을뿐 살면서 수많은 낙인과 선고를 받으며 살아간다.


개가 이유도 없이 어떤개는 애완견으로, 혹은 반려견으로, 어떤개는 도살견으로 선고되어 분류되고 분류된 운명대로 살아가듯이 사람도 마찬가지다.


건강관리를 잘 한 사람이 느닷없이 암 선고를 받을수도 있고, 베스트 드라이버가 치명적인 사고를 당해 운명을 달리 할 수도 있다.


살면서 일어나는 일들중에 이유를 묻지 못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일들이 참 많이 있다.


운명의 수레바퀴는 쉴새없이 돌아가서 나와 내 주변에 수많은 파편들을 튀긴다.


별거 아닌 질병이 큰 병이 될수도 있고, 큰 질병이 쉽게 완치될 수도 있다.


우연히 성공할수도 있고, 노력해도 안되는 것도 있다.


사람은 나약하고, 빠르게 늙으며, 쉽게 아프고, 혼자서 모든걸 해결할 수 없다.


항상 감사하고, 겸손하고 사랑하며 살아야 할 이유이다.


언제 운명의 수레바퀴에 어떤 이름의 낙인이 새겨질지 우리 중 그 누구도 장담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지는 해가 비치는 도랑변을 따라 오다가 어느덧 나도 모르게 개를 실은 차는 저 멀리 앞으로 직진을 하고, 나는 집으로 향하는 방향으로 우회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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