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6.22 cy
한예슬의 그댄 달라요란 곡을 들으며 지하철 안의 풍경을 응시하고 있다.
거의 가득 들어찬 지하철 안에서 주위를 둘러보던 나는 상당히 몸이 불편한것을 느끼고 좀더 늦게 갈걸 그랬다고 후회를 한다.
하지만 학교 도서관에 남아서 책을 읽었다고 후회를 안했으리란 보장이 없다는걸 잘 알고있다.
이런저런 기회가치들 속에 보다 나은 가치를 선택하고 싶은것은 인간이 가진 어쩔수 없는 욕심이겠지만 그 욕심 때문에 정작 아무것도 선택할수 없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좁은 공간에서 몸을 비틀어 본다.
방금 나의 공간이었던 그곳에 다른이가 자리해 버린다.
움직인 것을 후회해 보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것을 끔찍한 일인양 생각하는 나에게 그를 밀어낼 용기가 나지 않는다.
아쉬운대로 이 자세도 편하다고 위로해 보지만 그래도 불편한 것은 어쩔수 없다.
할수없이 불편함을 잊어보려 다른 생각에 집중을 한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복잡하지 않은 가운데 다양한 사람들을 보는것은 내게 끔찍할정도로 황홀한 일이다.
모든 상상의 원동력은 항상 주변인을 구경하는데에서부터 시작된다.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자신감이 있다.
그들을 흔들리지 않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중 하나가 나를 흘끗 봤다가 떨어뜨리지 않는 나의 시선을 느끼고 얼른 다른곳을 본다.
나는 묘한 승리감에 도취되어 살며시 미소 짓는다.
에피소드는 거기서 끝나야 한다.
보다 많은 것을 바라고..
보다 많은 것을 얻으려 하면..
보다 많은 것을 잃을수 있다..
인연이 아름답고
내가 웃을수 있는건
그들과 나는 단지 스치는 시선을 공유했기 때문..
비오는 날의 나의 인연의 에피소드는 짧은 눈맞춤을 뒤로하고 수유역에서 멀어지고 있다.
아쉽지만.. 눈맞춤을 했던 사람이 미아 삼거리에서 내리고 말았다.
나는 그를 잃어버렸다.
미아 삼거리역에서 그를 잃어버렸다.
인생이란..?
잃고 얻는 과정을 반복하는것..
잃었지만 얻을수 있고
얻었지만 잃을수 있는..
많은 것을 잃고 난후 컴퓨터 앞에있는 내가 사랑하고 싶은것..
미친듯이 내리치는 비..
그 빗소리..
그 비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선물할 추억..
그 빗속에서 더욱 빛날 사랑..
아름다운 사람과 그 빗속에서 촉촉히 젖어들 익숙한 멜로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