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자아'라는 면접관을 마주했을 때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가

by Far away from

가끔 조바심이 난다.

특히나 아이를 낳고 하루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를 보면 더 그렇다.


인생의 가치에 대해서 해탈한 편이지만, 살아가기 위해 절대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이상 삶이라는 굴레는 시도 때도 없이 나를 옥죄어온다.


벌어도 벌어도 끝이 없는 가치인 '돈'

아마도 지금 하는 일이 무척이나 만족스럽다면 돈의 구속력에서 벗어나 일 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생산활동을 하면서도 또 다음 생산활동을 걱정해야 하는 세상. 현재의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없는 사회구조.


어느 날씨 좋은 날 집 앞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집에 가면 하루하루 다르게 성장하는 것이 보이는 7살 민재와, 다른 아이보다 성장이 빠르게 느껴져서 벌써 밖에서 걷기까지 하는 400일 민서가 있겠지.


불현듯 내 안의 내가 나에게 질문을 한다.




'애가 이렇게 클동안 너는 뭐했니!?'


그 질문에 각종 번뇌들이 야생마처럼 달려와 머릿속을 흩트려 트려 놓는다.

무엇하나 크게 이룬 것 하나 없고.. 재테크도 엉망이고.. 회사에서의 위치도 잘 모르겠고.. 부모님껜 불효자인 것 같고.. 갖은 현실적인 자괴감들이 화살처럼 가슴속에 콕콕 박힌다.


그러다 천사의 날개를 하고 날 구원해줄 단어 하나가 생각난다.


'행복.. 했어'


수많은 가치들보다 내가 우선시하는 가치.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그간 해온 나의 행보들.. 함께 놀고 시간을 보내고 여행 다니고.. 우리 행복했지?


잠시 모든 고민 내려놓고. 나의 사랑하는 그들과 함께 '행복'하기로 했다.

대단한 것을 하려는 욕심도, 대단한 업적을 남기려는 마음도 내려놓고..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행복'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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