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에서 정상으로

견제와 균형의 톱니바퀴

by 지구별하숙생

Case 1.

한국, 일본, 대만 등지에서 제품을 수입하여 내수 시장에 판매하는 수출입업체를 운영하는 A는 전세계에 관세를 부과할 거라는 소문이 도는 3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모든 물품 수입을 중단하고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일본, 대만 등지에서 수입하던 제품들에 10% 보편관세(참고로 한국은 FTA 체결국이라 기존 0%에서 10%, 일본은 품목에 따라 기존 3.5-6.5%에서 10%, 대만도 기존 3.5-6.5%에서 10%)가 부과되어 소위 수입단가가 적어도 4-10% 올라가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가 추가로 적용된다면 24-50% 가량 추가 수입단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상실로 말그대로 시장에서 존립할 수 없게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관세가 부과되면 판매가격도 그만큼 올리면 되지 않겠냐고 묻는다면 관세와 관계없는 로컬 공급업체와 비교하면 가격적인 메리트가 사라져 수입품 자체가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는걸 모르고 하는 소리다. 그야말로 대재앙 2개월 차를 경험 중이다.


Case 2.

뭐니뭐니 해도 미국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게 최고라는 말에 2020년 코비드 시절부터 꼬박꼬박 주식으로 직접 투자를 해온 B.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주식이지만 지금은 사랑했던 주식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를 테슬라,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인 애플, 그리고 AI시대를 맞아 그야말로 제대로 물을 만난 엔비디아 등 장기투자를 하면서 수익률을 볼때마다 흐뭇한 웃음이 가시지 않았는데 2025년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가 되자 5년 전 코비드 시기에 보아온 수준의 폭락장을 보며 망연자실 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은 상호관세 발표 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쪼그라드는 주식계좌를 보며 2개월을 보내야 했다.

tempImageu2DeoS.heic 출처 - https://us.cnn.com/2025/05/28/business/us-court-blocks-trumps-tariffs

사실 A도 B도 모두 내 얘기다. 지난 4월 2일, 나라 안팎이 너무 평화로워 보여 뭔가 들쑤시지 않으면 참을수 없었던 건지 3개월 전 취임한 미국 대통령은 '상호관세'라는 신박한 카드로 그야말로 글로벌시장 전체를 뒤흔들어 버렸다. 단순히 생각해 봐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물가가 올라가고 올라간 물가는 높은 확률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될텐데 지금도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왜 이런 무리수를 두었을까. 그리고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관세는 수입자가 납부하는 세금으로 결과적으로 미국에서 수입 또는 유통업을 하는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하는 돈이라 결국은 자국민에게서 걷겠다는 건데 이런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을 누가 지지하겠는가. 미국에 수출하고 싶은 업체는 관세만큼의 가격을 인하하여 공급하지 않으면 미국 시장에 물건을 팔기 어려울거라는 이해가 불가능한 논리를 내세우며 결국은 보편관세 10%, 그리고 국가별로 상호관세를 20%에서 중국의 경우 보복관세가 적용되어 145%까지 부과하고 관세는 마치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한 카드였고 선심쓰듯 90일 유예를 발표한다. 전혀 고도의 협상전략으로 보이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삥뜯는 동네 불량배들 같은 모습으로 전 세계가 부러워하던 미국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미국은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온 이웃국가 멕시코, 캐나다와 USMCA(예전 NAFTA)를 맺고 긴밀히 협력하고 있었고 한국 등과도 자유무역협정을 맺어 글로벌 자유무역의 큰 형님 역할을 해 왔으나 이번 상호관세 행정명령으로 인해 그동안 쌓아온 자유무역주의를 뒤집고 미국과 거래하는 많은 국가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tempImagevvf2NZ.heic 출처 - https://www.cnn.com/2025/04/05/us/hands-off-protests-trump-musk

'Hands Off' 팻말을 들고 함께 외치는 사람들의 마음이 닿은 걸까.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미국 뉴욕 연방법원인 국제무역법원은 5월 28일 "미국 헌법은 외국과의 통상에 대한 규제 권한을 의회에 독점적으로 부여하고 있으며, 이는 대통령의 긴급 권한보다 우선한다"고 판시하고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관세부과라는 반협박성 정책을 통해 전 세계 모든 공장을 미국으로 가져오고 여러 나라와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진행하려던 트럼프 정부의 야욕에 찬물을 끼얹는 판결로 환호한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지만 여전히 자유무역의 앞길엔 불확실성의 안개가 완전히 걷히지 않았다. 요즘처럼 일상이 다이나믹한 적이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한걸음 물러섰다 다시 앞으로 가려면 더많은 추진력이 필요한 법이다. 내 일에도, 내 자산에도 봄이 찾아 올것 같은 기대감이 높아지고 이번 관세전쟁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심장이 쫄깃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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