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누수
아무리 슬퍼도
눈물이 샘처럼 솟지 않는 이유는
눈물샘이 윗눈꺼풀 안에 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낮에 쓴 눈물을 보충하기 위해
잠 잘 동안 샘으로 수분을 끌어올린다
아파트 물탱크 같은 원리다
그런데 이 샘은 나이가 들수록
물이 더 풍부해지고 자주 누수가 발생한다
한번 터진 눈물은 강물이 되어 흐르고
일부는 콧물까지 자극해 범람을 한다
어깨 제어기를 쉴 새 없이 가동해야 겨우 멈춘다
오늘 방수공사를 해도 금방 터지기 일쑤다
건축주나 누수공사업자 탓할 일도 아니다
한마디로 대책이 없는 것이 눈물샘 누수다
사람들이 눈을 보며 인사를 나누는 것도
상대방의 물탱크가 얼마나 채워졌는지 알아보려는 것이다
그 고요한 물의 수평선을 바라보는 것은
인생에서 또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