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잎차를 덖다
구름은
하늘이 빚은 근심 덩어리
수증기에 먼지를 돌돌 말은
걱정 솜사탕이다.
간혹 가뭄이 길면
하늘 손으로 비비고 주무르다가 터트려
시원하게 우전차(雨電茶)를 내리시기도 한다.
그런 날은
뽕나무 아래서 한나절 보내다가
적당히 질겨진 뽕잎 몇 장 따서
뜨거운 불판에 덖을 일이다.
비굴하게 용서를 청하듯
손으로 비벼 잎에 흠집을 내야
비로소 스며드는 하늘 향기
때로 상처가 약이 되는 날도 있으니
오월에는 구름 많은 날을 골라
유염(濡染)이나 하면서 보내야겠다.
마를수록 젖어 드는
내 안의 향기여
그런 날은 마데카솔처럼
내 오랜 상처에 새살 솔솔 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