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꽃
팔순을 훌쩍 넘긴 어머니가
휴대폰 전화로 꽃이 참 예쁘다고 하신다.
설날에 손녀가 들고 간 후리지아 몇 송이
돈 아깝게 이런 걸 왜 사오냐고 하면서도
일러준 대로 뿌리를 자른 후 물에 담가 둔 모양이었다.
어느 봄날 어머니는 토방에 앉아
텃밭에 핀 하얀 완두콩꽃을 가리키며
아침 저녁으로 이놈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
같은 꽃이라도 자식들 입에 들어가
배를 채울 수 있는 꽃이라야 꽃이었으니
그때 그 꽃과 지금의 꽃이 다르긴 하지만
양쪽 갈비뼈에서 가슴으로
뭉게구름처럼 모였다 흩어지는
어떤 충만함으로 따져본다고 한다면
꽃은 똑 같다
똑 같아서 기다리게 된다.
가슴이 탁 막혔다가 숨이 돌아오는
꽃 피고 지는 그 짧은 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