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찜을 하며

by 김저녁꽃

계란찜을 하며


계란 두 개에 육수 반 공기

국간장 한 숟갈 부어 저어놓고

쪽파 송송 다져 놓았다가

뚝배기에 참기름 한 바퀴 두른 후

계란 버무린 물을 쏟아 붓는다.


약불에 천천히 숟가락으로 젓다가

갑작스레 뻘에 빠진 사람처럼

옴짝달싹 못하고 허공을 바라보았다

숟가락이 턱 하고 걸리는 그 지점에

몽우리가 맺혀 끝내 부풀어오르지 못했다.


새벽녘 콩나물 시루에 물을 붓던 어머니

맷돌에 콩을 넣고 돌리던 어머니

부엌과 방을 쉼 없이 오가던 어머니


인덕션 불을 끄고

뚝배기를 두 손으로 감싼 다음

약불로 어머니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아랫묵 이불 속 쇠밥그릇에서

따뜻하게 부화하던 계란찜처럼

오래오래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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