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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탐 Jul 27. 2023

[기고글] 후배 사랑 듬뿍 담은 쌀 기부

전기안전공사 이근재 전 홍보실장 - 전기안전 2022년 1,2월호


후배 사랑 듬뿍 담은 쌀 기부

이근재 전 홍보실장     


“후배들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다른 걱정 없이 업무에만 집중해서 즐겁게 회사생활 하면 좋겠어요.” 


온 청춘을 바쳐 일한 뒤 퇴사했지만, 여전히 후배들이 애틋하고 마음이 쓰인다는 이근재 전 홍보실장. 쌀 기부를 통해 후배들을 향한 마음을 표현한 이 전 홍보실장을 만났다.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함께한 34


Q. 1980년 입사 후 2013년 퇴사까지 공사에 재직하셨습니다어떻게 일을 시작하셨고어떤 업무를 주로 담당하셨나요?


1980년, 당시 한국전기안전공사에 근무하시던 이모부의 권유로 공사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이후 34년 동안 근속하며 예산실장, 인력관리팀장, 종합감사반장, 경영기획처장, 홍보실장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Q. 재직 당시 특별한 에피소드나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특별히 한 장면이 떠오른다기보다, 그저 열심히 일했던 순간순간들이 생각납니다. 예산실에 있을 때 공사의 재원확보를 위해서 지식경제부, 기획재정부, 국회, 한전 등 여러 관계부처를 열심히 돌았습니다. 워낙 업무가 많아서 새벽 별을 보고 출근했다가 다시 별을 보며 퇴근하던 날이 많았지만, 그래도 보람찼습니다.     


Q. 맡으셨던 여러 업무 중 특별했던또는 가장 애쓰셨던 업무를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예산과 홍보 일이 가장 기억납니다. 예산 업무는 공사 재원확보와 직결되는지라 항상 부담이 컸습니다. 제가 업무를 잘 해내야 우리 직원들 월급 줄 재원도 마련할 수 있으니까요. 직원들이 매출이나 사업 신장에 신경 쓰지 않고 안전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또한 홍보도 우리 공사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전기안전에 대해 계도한다는 측면에서 아주 중요한 업무였습니다. 어느 한 분야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직무에 임했습니다.    

 

Q. 재직하시는 동안 꼭 지켰던 수칙이나 신조 같은 게 있으셨나요?


예산실을 운영할 때부터 ‘숫자와 시간’이라는 모토를 철저히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대외 업무는 우리 사정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국회나 정부에 보고 일정을 지키지 않으면 중요한 사안이 무산될 수도 있죠. 그러니 시간을 철저히 지켜야 했습니다. 숫자도 정말 중요합니다. 예산실에서는 큰 숫자를 많이 다루는데, 이때 숫자 하나만 잘못 기재해도 큰일 납니다. 그래서 시간과 숫자, 이 둘을 정말 중요시했습니다.     


Q. 이 전 실장님께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곳인가요?


저는 환경과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전기안전공사는 국가의 전기안전 확보를 위해 설립되어 지금도 그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죠. 공사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퇴직을 한 뒤에도 공사를 생각하는 마음에 변함이 없습니다.


또한 공사는 제 34년이라는 시간, 젊음을 바친 곳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에 후회는 없습니다. 공사의 중요한 업무들을 두루두루 맡아봤고, 최선을 다해 성과도 냈으니까요. 함께 일했던 직원들과 관계도 좋았던지라 공사에서의 시간은 모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퇴직 이후 펼쳐진 새로운 삶


Q. 퇴직 이후 어떤 삶을 살고 계시나요?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귀농이라기보다는 귀향·귀촌에 가깝겠네요. 어머니를 모시며 텃밭 농사도 짓고, 정원을 가꾸며 조경 수목 관리를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또한 부인과 틈틈이 근처 맛집을 다니며 즐기기도 합니다.     

Q. 도시에서 오래 생활하셨는데고향으로 내려간다는 결정을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부모님도 연세가 드시고 제가 형제 중에 장남이기도 해서, 정년을 맞이한다면 부모님 돌아가실 때까지 모시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해왔습니다.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부모님께 조금이나마 은혜를 갚고 싶었습니다.     


Q. 텃밭 농사는 어떻게 짓고 계시는가요쌀농사도 지으시나요?


텃밭이 150평 정도 되는데, 주로 자급자족 목적으로 이것저것 심어 기르고 있습니다. 계절별로 김장 무와 배추도 심고, 고추, 오이, 방울토마토, 상추, 시금치 등을 키웁니다. 쌀농사를 직접 짓지는 않고, 임차해서 대리 경작을 하고 있습니다.     


Q. 귀향·귀촌하길 잘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도시에 있을 때는 인간관계가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고향으로 내려오니 동창들과 이해관계 없이 식사하고, 한잔하며 편하게 대화하게 되더군요. 도시에 있을 때 보다 마음이 훨씬 편합니다. 그리고 제가 원래 나무나 식물 키우는 데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텃밭과 정원을 가꾸는 지금 생활이 꽤 즐겁습니다.     


Q. 다른 직원들에게 퇴직 후 귀향·귀촌을 추천하시나요?


그럴 여건만 된다면, 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자연을 좋아하고 정원 관리, 수목과 조경 관리 등에 취미가 있다면 더더욱요. 만약 그런 데 취미가 없다면 시골에는 따로 취미생활 할 것이 별로 없어서 조금 심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도심에서 살 때보다 스트레스가 적다는 점에서 귀향 귀촌을 추천합니다.      






기부로 표현한 후배들을 위한 마음 


Q. 쌀 400kg을 기부하셨습니다어떤 마음으로 기부를 하셨나요?


거실에서 혼자 책을 보고 있었는데, 문득 기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코로나 정국에 직원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거 같아서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박지현 사장님과의 관계성도 기부 결정에 도움이 됐습니다. 박 사장님과는 재직할 때부터 교류가 많았고, 서로 응원하는 각별한 사이였기에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기부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Q. 보내주신 쌀로 약 3주간 직원들이 맛있게 식사했습니다식당 앞에 감사 배너도 세워졌던데소감이 어떠신가요


그저 고생하는 직원들을 위해 격려의 정을 나누고 싶었는데, 뭘 이렇게까지 해주시나 모르겠습니다. 익명으로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인터뷰까지 하게 됐네요(웃음). 처음에는 제가 이런 걸 보내는 게 오히려 공사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어려운 시기에 직원들이 희망을 품고, 힘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부를 했습니다.     





Q. 앞으로 또 기부 계획이 있으신가요?


또 기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우선 이번에 보낸 쌀이 직원들 입에 잘 맞았는지 평을 좀 들어본 뒤 결정하려 합니다. 제가 보낸 쌀이 기존에 식당에서 사용하던 쌀보다 미질이 떨어지거나 직원들 입에 잘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좋은 쌀을 골라 보낸다고 보냈지만, 혹시 이천이나 진천 쌀 등 경기미보다 미질이 조금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만약 미질에 대한 평이나 직원들 반응이 괜찮다면 앞으로도 기부를 이어가려 합니다.     


Q. 후배 직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나 당부가 있으신가요?


공사의 업무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중요한 책무입니다. 그러니 더욱 규정대로, 기준에 맞게 철저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막대한 재산피해나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이 점을 항시 명심하고 최선을 다해 직무를 수행했으면 좋겠습니다.


동시에, 가정을 돌보고 재산을 불리는 일도 생각해보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퇴직하고 나면 돈이 정말 중요해집니다. 제대로 된 경제적 기반이 없다면 어쩌면 몹시 어려운 생활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는 몇 급으로 퇴직하든 모두 마주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러니 이재(理財)와 퇴직 후의 삶에 관해 미리 고민해보고, 가정도 잘 챙기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원문 보러가기] 전기안전 2022년 1,2월호

https://www.kesco.or.kr/docViewer/skin/doc.html?fn=4AA1BE7E-ED3B-9F73-EBED-4166D2745E2D.pdf&rs=/docViewer/res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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