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검정 패션의 계보

@한국일보

by Off the record




안녕하세요.


한국일보의 17번째 칼럼 입니다.



쓸까 말까하던 주제를 쓴 칼럼이라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서 공개가 늦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1600자 내에 전하지 못했던 부분을 첨언합니다.

칼럼에 언급 된


다카다 겐조
이세이 미야케
레이 가와쿠보
요지 야마모토


패션 전공자들은 거의 대부분 배우는 일본계 패션 디자이너들 입니다.
그것도 이들이 서양 패션계에 일으켰던 일본식 패션의 충격에 대해서 말이죠.
(마틴 마르지엘라의 해체주의도 레이 가와쿠보와 요지 야마모토의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 됩니다)

그런데 잘 보면 이들을 깊게 배우지는 않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어요.

이들이 차용한
일본의 미적 개념, 특히 기모노의 어느 부분을 패턴적으로 가져왔는지는 세세하게 배우지 않아요.
유즘 유행하는 제로 웨이스트 패턴을 하려고 보다보면 실제 이세이 미야케가 1장의 원단을 최소로 컷팅해서 옷을 하나 만드는 것 자체가 미적이면서도 자원과 물자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이란게 눈에 들어오죠. 그리고 그 전신에는 2차 세계대전의 패망국인 일본이 차용한 일본 전통 복식의 한 갈래인 것도 알게 되고요. 이 밖에도 참... 일본은 뭐가 이렇게 파도 파도 서양인들 눈에 또 패션하는 사람들 눈에 매력적으로 보일 것들이 많은지...

그래도 일본은 그나마 나은데

파리 패션위크의
오뜨 꾸뛰르나 쁘레따 뽀르떼에 매 시즌 컬랙션을 발표하거나 해외 면세점에 까지 입점 된 중국 패션 브랜드에 대해선
많이들 모르시기도 하고 굳이 알려고 들지 않는 경향도 있어요.

- 상하이 탕
(지금은 외국 소유이고 중국 럭셔리를 표방하는 modern Chinese chic 컨셉의 브랜드입니다)
- 구오 페이

(이 외에도 꽤 많아요...)
상하이 탕은 해외 면세점에도 많이 입점되어 있고 팬층도 두터워요.
패션 의류에서 호텔 어메니티부터 향수까지 나오니 말 다했죠...
구오 페이는 리한나가 맷 갈라에서 입은 디자이너라고 하면 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되실꺼에요.

한국 디자이너 분들 중에
정식으로 파리 패션 협회에 등록되어 있고 쁘레따 뽀르떼를 매해 진행하는 한국인 디자이너는 솔리드 옴므의 우영미 선생님 1분인 걸로 저는 알고 있어요.
제가 아는 바로는 오뜨 꾸뛰르를 매년 진행하는 한국 디자이너 분은 1분도 안 계세요.

해외에 나가면 우리가 서양인들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중국인, 일본인, 한국인
다 아시아인이죠.

중국은 중국 나름의 화려한 패션이 있고
일본은 일본만의 세계관에 가까울 만큼의 패션 스타일이 있어요.

그런데
지금의 K 패션이 뭐냐고 하면
일본처럼 거하게 미적 역사를 제시할 사료도 사실 한국에서 대학 나온 저는 배운 적이 없어요.
한국적 패션 스타일은 특징할 수 있지만... 그게 고유한 한국만의 색이냐고 할 때 주저하게 되요.

한국 아이돌 뮤직비디오에 나오는게
한국 패션이라고 생각하는 외국인이 많은데 거기서 입고 나오는 의상이 100% 한국 디자이너가 디자인 하고 만든 패션은 아니니 그걸로 한국 패션이라 하기도 어려워요.

파리지엔, 뉴요커, 유럽 스타일, 런던 등등...
한국 패션계에서 쓰이는 단골 컨셉 멘트인데 이 컨셉을 쓴 패션 스타일을 한국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가 있는
패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나 싶은거죠...

칼럼에는 쓰지 않았지만...
패션 위크에서 블랙을 많이 쓴 부스 보면 해외 바이어들 끼리 이렇게 수근 댔어요.
"블랙을 많이 쓴 거 보니 한국 디자이너인가봐. 블랙이라고 다는 아닌데" 라는 말을 부스 지나가며 대놓고 했어요.
그런데 정말 그랬고 지금도 많이 그래요.

쌍심지는 켜지지만
반박할 수 없었던 부분이라 제가 석사논문도 제쳐두고 파고 파고 팠던 내용이요.

제 경우를 일반화 할 수는 없죠.
한복도 K 패션도 엄청난 성장을 했죠.
하지만
정확하게 K 패션을 정의할 수 있냐고 한국인인 저에게 물으면 답을 못하겠어서 쓴 칼럼입니다.

서양의 사대주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난 한국의 다음 디자이너 세대는
한국 패션이 서양 스타일을 추종하지 않는
한국적인 특색을 가진 K 패션을 정의하여
세계를 납득시킬 수 있길 바라며
지피지기하길 바라며 썼습니다.

그리고 저도 좀 더 성장하면
많은 분들이 수긍할만한 1600자 칼럼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긴 글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칼럼에 인용한 일본의 검정에 관한 부분은
칼라 코디네이터라는
일본의 색채 국가자격증 1급, 2급, 3급 교재의 내용 입니다.
한국의 컬러리스트 산업기사-기사 자격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https://hankookilbo.com/News/Read/A202108251350000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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