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편지
일정한
타이틀이나 주제 아래서 글을 쓴다는 것은
안전한
울타리가 있는
길을 산책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게 되면
그 안전한
울타리가 마치 감옥의 쇠창살처럼 답답함을 준다.
그래서 울타리 밖
저너머의 길 위를 질주하고 싶은 충동을
잃으키곤 한다.
이 글을 쓰는 건
바로
그 충동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취향과 일상에서 온 편지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에 대해서
또는
취향에 따라 즐기고 아끼는 것들에 대해서
'아무거나'
쓸 예정이다.
아날로그 뿐이던
시절 친구들과 주고받던
시시콜콜한 내용의 쪽지나 손편지들처럼 말이다.
가끔
그때 모아 놓았던 쪽지나 손편지를 읽어보면
연예인 이야기,
새로나온 과자의 맛, 너무 많은학원 숙제, 짝사랑의 진행상태 등등 정신없이 뒤엉켜 있었다.
종이에 쓰여진
글자들이란 걸 빼곤 공통점이 없는 내용들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 되고,
그 나이 또래만의 번뜩이는 기치를 서로 습득했던 것 같다.
취향과 일상에서 온 손편지는
바로 그런 것들로 채워질 것이다.
그래서 인지
무얼 써야할까하고 고민하기보다
이미 쓰고 싶은게 너무 많은데 뭘 첫번째로 써야할찌가
고민이라면 고민이다.
(솔직히, 최종적으로 '기침 감기'와 '향수'로 좁혀진 상태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한가지
약속할 수 있는 건 타이틀이나 주제는
'아무거나'
가 되겠지만
그 안에 내용은
'알찬'
것들로만 채울 예정이다.
글을 읽는
모두의 시간은 매우 소중하니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