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by 깨알쟁이

누군가 내게 그랬다

스스로 나의 엄마가 되어주라고

내가 나의 자식이 되고

내가 나의 부모가 되어

애정 어린 마음과

가여운 마음으로 챙겨보자고 했다


이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따뜻한 밥 한 끼를 제대로 준비하고

대접해서 먹이는 것이었다

간단히 먹고 할 일 하겠다고

빵 하나 두유 하나 먹으면

시간이야 절약하겠지만

나를 진정으로 아껴주는 마음은

크게 줄 수도 받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요즘 나는

오늘은 무엇으로 나를 일으킬지

어떤 음식으로 스스로에게

여운이 남을 온기를 전달할지

행복한 궁리를 하며 밥을 짓는다


집밥을 준비하면서 온전히

그 과정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생각이 들어올 수 없어서 좋다

한 상을 완성시키기 위해

정성과 집중하는 마음을 가득 쓴다

매일 쓰는 마늘과 양파, 기름같이.


각각의 재료들을 손질하고

순서에 맞게 냄비나 팬에 넣어

간을 맞추면서 음식을 완성시켜 간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정하게 그릇에 담고 나면

나의 노력과 마음이 오롯이 느껴져서

감사함에 절로 미소 짓게 된다


밥을 짓는다는 것은

단순히 끼니를 챙기는 것 이상으로

웅크려있던 날 안아주고 일으켜주고

괜찮다고 잘했다고 응원해 주는 것 같은

커다란 의미를 갖고 있다


오늘도 그렇게 나는 집밥 한 끼로

환갑이 넘은 엄마이자

이제 막 한글을 뗀 딸이 되어본다

오늘도 수고했다고

이만하면 됐다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마무리하자고

꼭 안아주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