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서랍 속 안 쓰는 볼펜들
유통기한이 지난 향수들
수납용으로 써보겠다고
버리지 않고 보관 중이던 박스들
가득 차서 더 이상 물건이
들어갈 수 없던 공간에
여백이 보이고 나니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불필요한 것들을 비운다는 것은
외부 공간과 함께
마음이라는 작은 공간까지
말끔하게 치워주는 것 같다
갖고 있으면 언젠가는 쓸 거야
새로 사려면 아깝잖아
이거 우리 추억이 담긴 건데..
추억의 조각들 위에
먼지가 쌓이고 뿌옇게 되면
한 때는 아름다웠던 기억들도
미련스러운 미련이 되고
마지막엔 결국 갑갑함만 남는다
오늘은 감정의 스위치 끄고
몽땅 다 버려야겠다
그래야 새로운 기억들이
안전한 곳에 자리 잡고
편안한 내가 되도록 도와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