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도 하나 없고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비로소 우리의 인생
우리 부부는 결혼한 지 어언 400일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 결혼한 우리는 6개월만 신혼 생활을 즐기고 슬슬 2세 고민을 시작해 보자고 약속했고 그 약속대로 지난해 말부터 차근히 준비를 해오고 있다.
예전에는 결혼하고 2세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아이가 금방 생기는 줄 알았다. 속된 말로 ‘사고 쳐서 결혼한다’는 표현이 있는데, 이 말이 요즘 시대에는 더 이상 흉이 아니고 축복받는 것이라는 말이라고 한다. 사실 이전에는 멀게만 느껴져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는데 지금 와 생각해 보니 크게 공감되는 부분이다.
생물학적 나이가 이미 노산의 나이가 되어버린 지난해 말, 나는 산전검사를 위해 보건소 대신 난임병원으로 직행했다. 그리고 6개월이 흐른 지금도 꼬박 병원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병원에서 집에서 주사도 맞아보고 아침 밤으로 약도 먹고 있는데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아 그때를 기다리며 오늘도 대기실 앞에 앉아있다.
선거 전 날이라 회사 연차 내고 병원에 온 환자들이 유독 많은지 주말만큼이나 대기 환자들이 많다. 저들은 다 어떤 상태라 여기서 나처럼 기다리고 계신 걸까. 나보다 더 나아간 상태일까 아니면 이제 막 병원에 오기 시작한 걸까.
마침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친구 한 명은 뱃속에 둘째가 생겼다고 했다. 너무 축하할 일이기에 축하해 줬지만 이제는 부럽다는 생각도 붙어버렸다. 그리고 혼자 생각해 본다.
’자연적으로 생겼을까..? 둘째라니.. 좋겠다!‘
인생을 살다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던 것이 하나씩 바뀌게 된다. 결코 당연할 수 없구나라며..
그리고 계획을 아무리 철저히 짠다 한들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있고 그렇지 못한 것이 있다.
오늘도 나는 당연할 수 없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자연의 섭리에 기대하고 기다려보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