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강연을 했다

강연이 내게 주는 생각

by 홍성화

토요일(2025. 6. 14)에 황무지 라이팅 스쿨 강연회에서 처음으로 강연을 했다.

강의 PPT는 미리캔버스로 만들었다.

처음 만들어 봤는데 무료로 만들어도 충분히 잘 만들 수 있었다.

글쓰기•책 쓰기 스승님이신 황상열 작가님과 이미 책을 출간하신 선배 작가님들 앞에서 강연을 하려니 앞이 깜깜했다.

그럼에도 정말 하길 잘했다.

지난 4월에 출간한 공저를 바탕으로 세 명의 작가님들과 함께 순서대로 강연을 했다.

내 순서는 두 번째였다.

공저 한 권만으로도 강연의 기회를 주신 황무지 라이팅 스쿨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청중의 입장으로만 오프 모임에 참석하다가

이번엔 입장이 바뀌었다.

강연을 준비하면서 강연가의 마인드로 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돈과 바꿀 수 없는 시간이 나를 키웠다.

시나리오를 작성하면서도 말하듯이 자연스럽게 쓰려고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기를 반복했다.


그동안 사람들 앞에서 말할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말하기 실력은 부족했다. 그럼에도 자꾸자꾸 해봐야 늘기 때문에 무조건 하려고 했다. 드디어 D-Day. 실수도 보이고 아쉬움도 많았지만 '강연을 했다'는 결과물이 생겼다.

나는 해냈다. 앞으로 계속 수정•보완하면 된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부터 언니 국어책을 보며 글씨를 그리듯 또박또박 따라 썼다. 이것이 글씨 쓰기의 시작이었고 학창 시절 내내 계속 글씨로 돋보인 아이였다. 사회에 나와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좋아서 즐겼을 뿐 이것을 돈과 연결시킬 줄은 몰랐다. 그래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었다.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쓰는 게 재밌고 좋아서,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선물하곤 했다. 고맙게 생각하고 귀하게 여겨 주시는 분들께는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

그런데 캘리그라피 또한 흔하게 접할 수 있다 보니 글씨 써주는 걸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남의 재능을 거저 얻으려는 사람들이 있더라. 그래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강연 주제를 "글씨 쓰는 삶, 삶으로 쓰는 글"로 정했다. 글씨를 삶의 일부로 확실히 넣기 위해서였다.

내 재능을 알려 글씨를 지켜야겠다고 다짐했다. 정당한 대가로 글씨 쓰기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로 했다. 이는 나 한 사람의 일이 아니라 글씨를 쓰는 다른 분들의 재능도 지키는 중요한 연대다.


조경희 작가님과 함께

강연 시작 30분 전에 도착했기 때문에 스터디 카페 규정상 음료를 주문해야 했다. 강연을 하지 않고 청중으로만 참여할 때는 미리 가 있지 않아 몰랐다.

강남 센트럴시티 터미널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한번 더 연습을 하고 강연장으로 이동했다.


조경희 작가님께서는 이미 1시간 전에 와 계셨다.

역시 베테랑 다우시고 가장 멀리 사는 사람이 가장 먼저 도착하는 건 극률임이 분명했다.

부족한 사람인데,

나의 강연을 궁금해하시고 와 주시는 작가님들이 계셔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했다.

심장을 꺼내 진심을 보여주고 싶을 정도다. 올 12월에 개인저서가 나오면 준비 잘해서 더 많은 분들과 더 많이 나누겠습니다.


온 마음을 다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행복은 이런 데서 오는 것 같다. 진심과 소통으로 따뜻하게 나누는 황무지 라이팅 스쿨 작가님들과 오래오래 인연을 이어가야겠다.



첫 번째로 강연하신 조경희 작가님은 꼭 뵙고 싶었던 작가님이었다.

대구분이셔서 특유의 억양과 말투가 상냥함 그 자체였다. 생글생글한 눈웃음 또한 매력적이신데 온라인에서 느꼈던 소녀소녀 감성과 다르게 오프 모임에서는 당차고 강력한 무기가 참 많은 분이란 걸 알았다.

지루해지지 말자!

이것이 조경희 작가님의 슬로건이었다. 그래 보였다. 말씀에도 거침이 없으셨다.

유명하고 TV에 나와야만 능력이 뛰어난 건 아니라는 것을 조경희 작가님을 보며 깨달았다.


어떠한 한계도 인정하지 않고,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지닌 분이었다. 작가님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대구에서 루시드 어학원을 운영하고 계시는데, 학원장 느낌보다는 한 기업을 이끌어가시는 CEO 느낌이었다. 완전 사업가의 머리, 사업가의 마인드를 장착하신 분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잡아서 브랜드를 바꾸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적용해 행동하는 전략가였다.


세상에서 가장 단단하다는 다이아몬드를 깨는 다이아몬처럼 분위기를 압도하는 내공이 강력했다.

조경희 작가님 강연을 듣는 내내 아래 두 권의 책이 떠올랐다. 책장에서 꺼내 다시 또 읽어봐야겠다.

미쳐야 미친다 / 저자 정민 / 출판 : 푸른역사 / 발매 2004.4.03.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 저자 이시형 / 출판 :중앙북스 / 발매 2009.3.10.

그리고 강의 중간에 앞으로의 우등생은 기준이 바뀔 거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우리 아이들에게도 부합하는 것 같아 반가웠다.


첫째, 인사 잘하고,

둘째, 정리정돈 잘하고,

셋째, 소통 잘하고 스스로 자기 할 일을 하는 아이


나는 삼 형제에게 공부하라고 말해 본 적이 없다. 내가 자랄 때 친정 엄마도 그러셨다. 공부를 잘하지는 않았지만 학교 들어가기 전부터도 내 할 일은 내가 알아서 했다. 자기 주도성이 강한 아이. 내 아이들도 이렇게 키우고 싶은데 그 기준이 앞으로 미래의 우등생 기준이라니 이 얼마나 솔깃한가?


조경희 작가님,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존경합니다. 인생 선배님.




마지막 강연은 강성희 작가님의 무대로 채워졌다.

오늘 강연자 : (왼쪽부터) 조경희, 강성희, 홍성화
20개월도 안된 쌍둥이 아이를 키우면서 네일뷰티 사업을 하고 계신 강성희 작가님.

조경희 작가님처럼 사업가의 기질과 마인드를 갖고 계신 강성희 작가님도 역시 겉으로 보이는 면과 많이 달랐다. 사업을 시작할 때도, 확장할 때도 두려움이 없었다는 게 남달라 보였다.


저지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강성희 작가님도 이 한마디로 정신을 깨워주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난 도전 앞에서 갈팡질팡 하고 망설이는 편이다. 무섭고 두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고..


용기가 대단해 보였고 리더의 자질과 타고난 기질도 젊음 못지않게 부러웠다.

마치 상담하듯 부드럽게 말하는 것 같은데 선택과 결정을 할 때는 직관적이고 단호해 보였다.

비유와 예시를 들어 쉽게 설명해 주셔서 집중이 잘 되었다. 인복이 많다고 들었는데 인상 좋은 이유가 있었다. 관상 볼 줄은 모르지만 그냥 봐도 잘 풀릴 얼굴 같다. 젊은데 참 슬기롭다는 생각도 들었다. 관찰을 잘하고 사람의 의중을 정확하게 안다. 잘 될 사람은 다르다.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목표와 계획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은 기회를 끌어당긴다고 했는데 강성희 작가님도 그래 보였다.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이를 직관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강성희 작가님을 보면서는 요즘 막 읽기 시작한 『나폴레온 힐 당신은 반드시 부자가 될 것이다』이 책이 생각났다.


나폴레온 힐 당신은 반드시 부자가 될 것이다 / 저자 나폴레온 힐 / 출판 : 토네이도 / 발매 2024.3.18.


결국, 자기 인생은 자가기 만드는 거라고 했다.

이미 성공했음에도 꾸준히 성장해 가시는 조경희 작가님.

꿈에 도전하고 과정 중에 있다고 하셨지만 길이 보이고 성공이 보인다는 강성희 작가님.

훌륭하신 두 분의 작가님과 함께 강연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귀한 걸음 해주신 선배 작가님들과 뒤풀이에서 나눈 이야기, 도움이 되는 조언도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나도 내 꿈을 키우고 지키기 위해 목표를 다시 점검해 봐야겠다. 마음으로 상상하고 믿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책을 읽고 역사에 관심을 갖다가 만권당을 알았다. 고려시대 만권당의 기본을 갖추고 자연냉방건축시스템과 친환경 공법이 합쳐진 현대 만권당을 지어 책으로 소통과 나눔을 활발하게 할 것이다.


나의 글씨와 글이 보다 많은 사람들의 삶에 닿을 때까지 앞으로도 글씨와 글에 정성을 쏟으며 살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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