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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성화 Aug 17. 2023

그림 같은 오후

붓으로 마음을 그리는 친구와 글씨로 세상을 쓰는 친구의 작품을 만난 날


그림 그리는 친구와 글씨를 쓰는 친구가 속동 갤러리카페에서 그동안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고 했다. 서로 바쁜 일상에 쫓겨 5월 이후로 연락 한번 못했는데 이렇게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니 가 봐야지.


막내가 보기에도 멋진가 보다. 공기계폰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오른쪽에 글씨 쓰는 친구의 작품이.

카페 주인장이 바뀌면서 카페는 깔끔하고 환한 이미지로 변신해 있었다.

배경이 환해서 친구의 글씨가 살고 여백의 미 또한 돋보인다.

모두 마음에 저장하고 싶은 글귀다.


친구의 그림은 익히 봐 와서 익숙한데도 이렇게 색다른 장소에서 보니 또한 새롭기도 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구도가 울창한 숲 속에서 저렇게 하늘을 바라보는 건데 다시 봐도 힐링이다.

[솔의 향] 제목처럼 피톤치드가 막 뿜어져 나와서 산림욕 하는 듯 코가 시원하다. 머리가 맑아진 기분이다.

[비가 오는 날에] 저 빗방울은 정말 손가락을 대볼 정도로 리얼했다.


집에서 10분, 15분 거리에 이런 바닷가가 있다는 것에 참 감탄한다.

이 카페를 들를 때마다 자연이 주는 전망에 넋을 잃는다.

 

친구의 아크릴 그림은 선명하고 뚜렷해서 나는 친구의 그림이 맘에 쏙 든다.

이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도 탐냈던 그림 중 하나였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그림은 해바라기 그림이다. 친구가 선물로 그려준 그림도 해바라기다.

나의 침실에 걸어놓고 아침, 저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작품도 꽃잎이 당장 움직일 것 같은 느낌이 너무 좋고 줄기에 가시 같은 솜털까지 나타나 있어서 섬세한 표현에 반해버렸다.



글씨와 글귀의 힘은 대단하다.



친구가 옆에서 말해주는 것처럼 위로가 된다.

얼음이 순식간에 녹아버리듯 마음이 말랑말랑해진다.

알아서 마음이 정리되고

생각이 정리된다. 말캉말캉해지는 이 느낌.


나는 누구를

나는 무엇을

기다릴까


그 기다림은 견딤일까

행복일까

시원한 카페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더 이상 무더위가 아니다.

내가 주문한 파인애플 스무디. 신메뉴였는데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달지 않아서 놀라웠고 좋았다. 보통 이런 거 사 먹으면 엄청 단데...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 준 것처럼 살얼음과 그야말로 온전한 파인애플즙. 계속 이래야 할 텐데...

홍성스카이타워가 곧 완공되는 날에 아이들과 꼭 다시 찾아와야지. 

카페를 나오자마자 정면에 있는 포토존.

남편과도 찍었는데 막내와 찍은 사진이 좀 더 잘 나와서 ㅎㅎ


그림 그리는 친구와 글씨 쓰는 친구 덕분에 오늘 바람 제대로 쐬었다.

근정이 화가님, 설혜숙 캘리작가님 고마워요~^.^


달리는 차 안에서 설정이 필요 없는 해질 풍경을 보다.

집으로 오는 길이 그냥 드라이브 코스가 되니 난 정말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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