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쓸 수 있다
누구나 글을 쓰고 누구나 책을 쓰는 시대라고 한다. 하루, 일주일, 한 달, 1년에 몇 권씩 출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정작 나는 쉽지 않다. 나만 어려운 걸까? 누구나 다 어렵다. 어려움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글쓰기의 시작이 아닐까?
강원국 작가님의 『나는 말하듯이 쓴다』 94쪽 중간 부분에 나오는 문장을 보면
글쓰기가 두려운 대표적인 이유는
첫 문장 때문이다.
첫 문장을 쓰기 전이 가장 두렵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듯 글쓰기 직전,
뇌는 마지막 발악을 한다.
어떻게든 안 써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라고 나온다.
"뇌를 이기는 방법은 기습적으로 무턱대고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 요령 피우지 못하도록 일단 쓰기 시작해야 한다." 이 문장도 순간 확 끌렸다.
'일단 써라' , '그냥 쓰면 된다'는 말을 더 확실하게 붙들어 주었다.
황무지라이팅스쿨에서 황상열 작가님의 #닥치고글쓰기 #닥치고책쓰기 책과 수업에서도 ‘일단 쓰는 게 답이다’와 같은 말을 여러 번 들었다. 그냥 쓰는 게 맞다. 맞는데 많이 안 써봐서 두렵기도 하다. 많이, 자주 안 해본 일은 누구나 두렵다.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 유명 작가도 마찬가지다. 글쓰기가 원래 그렇다. 일단 써보라고 하는데 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눈만 껌뻑껌뻑하고 있다. 멍 때리기 30분, 1시간... 불안감이 몰려온다. 써야만 할 때는 초조하기까지 하다.
잘 쓰려하지 말고 그냥 써보자! 한 글자, 두 글자 그냥 아무 글자라도 일단 써보자! 그러고 보면 글쓰기는 쓰기 자체라기보다는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인 것 같다. 인생을 살면서 숱한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그럴 때마다 긍정 확언을 한다든가 종이에 "나는 오늘도 나를 믿는다"라고 쓰면 두려움이 점점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야, 나는 오늘도 너를 믿어!
자신을 믿는 순간,
어떻게 살지 명확해진다고 했어.
믿어. 진짜로 믿어.
아침마다 사무실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이렇게 말한다. 계속하니까 자연스러워졌다. 자신감도 솟는다. 웃을 일이 생기고, 특별히 즐겁지 않은 날에도 웃게 된다.
강원국 작가님은 또한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 자주 쓰면 된다고 했다. 자주 쓰다 보면 괜찮은 글을 쓰게 되고 자신감도 생긴단다. 글쓰기 근육이 붙는 거라 했다.
다음을 읽어보자!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었거나 유튜브나 쇼츠를 보았거나 그 외 다른 SNS를 통해서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말들인데 모두 모아져 있다.
그래서 내 블로그에도 적어본다. 자주 보기 위해서다.
나는 내 글을 써 놓고 계속 본다. 이웃의 글들도 계속 본다. 자주 보고 꾸준히 쓰려고 마음을 항상 블로그에 가져다 놓는다.
많이 쓰면 누군가가 읽는다. 그때까지 쓴다는 마음으로 밀어붙여 보라. 어쩌다 잘 썼다는 칭찬도 듣게 되는데 이쯤 되면 글쓰기가 즐거워진다. 낯선 두려움에서 출발한 글쓰기가 익숙함과 자신감뿐만 아니라 즐거움까지 주는 것이다.
또한 한꺼번에 다 하려고 해서 두렵다. 글쓰기는 복합노동이어서 한 번에 여러 일을 해야 한다. 어휘를 떠올리면서 문장을 완성해야 하고, 문맥을 이어가면서 독자의 반응을 짐작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한 번에 하나씩만 한다. 쓸 거리를 생각할 때는 생각만, 쓸 때는 쓰기만, 쓴 것을 배열할 때는 구성만 신경 쓴다. 쓰는 것과 고치는 것도 따로따로 한다. 쓰면서 고치지 않는다. 고치기는 나중에 따로 한다. 게다가 어휘를 고칠 때는 어휘만, 문장을 고칠 때는 문장만 고친다. 맞춤법을 살피거나 사실관계를 바로잡을 때는 그것만 한다.
독자도 글쓰기를 두렵게 하는 주범이다. 독자가 없는 글쓰기는 허망할 테지만, 독자가 없다면 두려움도 없다. 독자의 눈치를 심하게 보기에 글쓰기가 두렵다. 나는 이러한 두려움을 네 가지 생각으로 이긴다.
첫째, 남들은 내 글에 생각만큼 관심 없다.
둘째, 내가 독자를 두려워하는 것은 독자를 존중하는 마음과 잘 쓰고 싶은 생각 때문이다. 굳이 피할 일이 아니다. 남에게 보여줘야 글쓰기 실력이 는다.
셋째, 글은 내가 쓴다고 완성되는 게 아니다. 독자와 발을 묶고 달리는 이인삼각 경주다. 독자와 나는 한편이고, 동행한다.
넷째, 독자를 위해서 쓴다.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자. 도움이 안 되었다고 나무라면 달게 받아들이자.
글쓰기가 두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외로워서다.
글쓰기는 고독한 작업이어서 글 동무가 꼭 필요하다. 내게는 함께하는 네 친구가 있다. 첫째 친구는 내 글의 첫 독자인 아내이고, 둘째 친구는 남의 글이다. 누에가 뽕잎을 먹고 고치를 만들 듯 나는 남의 글에 기대 쓴다. 아무리 생소한 주제의 글이라도 관련 책 세 권만 읽으면 얼마든지 쓸 수 있다.
셋째 친구는 글쓰기 책과 강의다. 글을 쓰다가 슬럼프가 오면 글쓰기 책을 읽는다. 글쓰기 강의는 동기를 부여하고 안내자 역할을 해준다. 넷째 친구는 글쓰기 멘토다. 물론 고독을 즐기고, 외로움으로 자신을 담금질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도 나쁘지 않다.
글쓰기를 학교에서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하지만 이제라도 배우면 된다. 글쓰기를 통째로 배울 방법은 없다. 어휘력, 문장력, 구성력 등 하나씩 떼어서 익혀야 한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써요?"라고 묻지 말고 "어휘력을 향상하려면 어떻게 해야죠?"라거나 "문장력은 어떻게 키우죠?"라고 물어야 한다.
그런데 글쓰기는 이런 기본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는 축구로 치면 슛하고 패스하고 헤딩하는 능력이다. 축구를 잘하려면 이보다 더 중요한 순발력, 지구력 등이 필요하다. 글쓰기도 관찰력, 질문력, 공감력, 비판력, 상상력 같은 역량을 요구한다. 그래서 어렵다. 하지만 하나씩 키워나가면 된다. 나는 쉰 살이 넘어 글쓰기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부하기 좋은 세상이다. 인터넷에 접속하면 공부할 거리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공부하는 게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글쓰기 역량을 키워나가는 과정은 단지 글공부만이 아니라 인생 공부이기도 하다.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하는 것처럼 글쓰기도 급하게 배우면 탈 난다.
천천히 가더라도 제대로 배워야겠다.
쓸 거리를 생각할 때는 생각만, 쓸 때는 쓰기만, 쓴 것을 배열할 때는 구성만 나도 이렇게 해야지! 쓰는 것과 고치는 것도 따로따로. 지금까지 글을 쓸 때는 생각하면서 쓰고 동시에 고치고 이렇게 했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효율 없이 쓴 적이 많았다. 앞으로 개인저서를 쓰고 어휘를 고칠 때는 어휘만, 문장을 고칠 때는 문장만 고치는 방법도 적용해 봐야지. 오타가 있거나 띄어쓰기가 잘못되어 있으면 참지 못했는데 ㅎ 맞춤법을 살피거나 사실관계를 바로잡을 때는 그것만 하도록 습관을 들여봐야겠다.
강원국 작가님의 말씀처럼 하나씩 떼어서, 한 번에 하나씩!
매주 일요일 저녁 8시, 글쓰기 수업에도 무조건 참여하고 있다. 앉아 있으면 듣게 되고 저절로 복습도 된다. 다들 바쁘게 산다. 나도 안 바쁜 날이 없으니 따로 시간 내서 복습 못한다. 그래서 일요일 저녁 8시엔 무조건 책상 앞에 앉아있으려 한다. 인생에 쉬운 건 없으니 요령 피우려고 하지도 않는다. 쉽게 하고 쉽게 돈 벌고.. 그건 사실이 아니다. 과장이고 사기다. 그 사람의 능력이 워낙 출중해서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지 그 역시 쉬운 게 아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원래 어렵다. 어려우니까 시작하기도 두려운 거다. 쉬운 것만 해서 좋을 게 뭔가? 남는 게 뭔가? 남들이 어려워하고 하기 귀찮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글쓰기라 생각한다. 분명히 남는 게 있다. 어렵지만 매력 있는 글쓰기 도전해 보면 어떨까?
#강원국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법
#나는 말하듯이 쓴다
#말하기 #책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