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웨어 브랜드의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패션서울 원문 보기)
기존 골프웨어 브랜드의 탄탄한 성장과 함께 신규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세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골프웨어 시장의 성장은 점쳐진다. 다만 폭발적인 오름세보다 꾸준한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우세다. 이는 국내 정치 불안에 따른 소비 부진이 패션 시장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해 올해 골프웨어 브랜드의 매출 목표치도 지난해보다 소폭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침체의 늪에 빠졌던 골프웨어 시장이 기지개를 켠 것은 확실해 보인다. 특히 신생 브랜드들의 눈에 띄는 활약으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2~3년차 브랜드들도 어느 정도 덩치를 키웠다.
케이투코리아의 ‘와이드앵글’은 론칭 2년4개월만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 같은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것일까? 올해는 1,000억원대 대형 골프웨어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 동안 1,000억원을 넘어선 골프웨어는 ‘루이까스텔’과 ‘JDX멀티스포츠’ 등 두 곳 뿐이었다. 올해는 ‘파리게이츠’, ‘와이드앵글’, ‘닥스골프’, ‘핑’과 ‘팬텀골프&스포츠’, ‘까스텔바쟉’ 등이 1,000억원이 넘는 매출에 도전한다.
여기에 올해 신규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세하며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3조원 골프 시장 잡아라
의류업계는 지난해 국내 골프웨어 시장 규모를 2조6,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골프웨어가 최근 필드와 일상을 잡는 라이프스타일 컨셉을 지향함에 따라 연령층도 다양해지면서 시장은 확대되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10~15% 증가해 시장 규모가 3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골프 인구도 시장 활성화를 더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월 2~3회 골프를 즐긴다”고 답한 비율이 2014년 3.9%에서 2015년 4.8%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과거 고소득층의 여가 문화로만 여겨졌던 골프가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발전하면서 시장도 자연스레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이런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지난해 많은 골프웨어 브랜드들의 매출이 상승했고 ‘헤지스골프’, ‘핑’ 등과 같은 백화점 중심의 기존 골프웨어 브랜드들은 백화점을 넘어 가두점으로 채널을 확장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와이드앵글’, ‘까스텔바쟉’ 등 신생 브랜드들이 2~3년 만에 1,000억원대 볼륨 브랜드로 성장하기도 했다.
신생 브랜드의 약진은 ‘타이틀리스트’를 시작으로 ‘와이드앵글’, ‘데상트골프’, ‘까스텔바쟉’까지 최근 론칭한 브랜드들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 이처럼 신생 브랜드들이 두각을 나타내자 작년부터 신규 브랜드 론칭 소식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시즌 온유어페럴의 ‘트레비스’, 위비스 ‘볼빅’, 엠씨스스포츠 ‘맥케이슨’, 가나레포츠 ‘오바카날’, 제이에스이엔앰 ‘아가타골프’가 시장 공략에 나서고 하반기에는 온워드카시미야마코리아 ‘23구’, 쉬스코리아 ‘쉬스’, 세아의 ‘스틸캐니언’이 새롭게 얼굴을 내민다. 내후년에는 블랙야크가 ‘CK골프’로 골프 시장에 문을 두드린다.
# 달라진 스타일 ‘패션 골프’로 젊은층 겨냥
골프웨어 시장의 확대는 다양한 각도로 분석된다. 아웃도어의 대안으로 골프 브랜드를 찾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골프 스포츠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정착하면서 골프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과거 기능성 중심의 칙칙한 골프 웨어를 연상하면 큰 오산이다.
K2코리아의 ‘와이드앵글’은 경쟁이 심한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한 요인으로는 젊은 골프 인구 증가에 맞춘 세련된 디자인을 꼽았다. 골프를 즐기는 젊은 층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일상뿐만 아니라 골프 라운딩까지 온오프 코트에서 다채롭게 활용 가능한 스타일의 제품을 출시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와이드앵글’은 2014년 하반기 150억원, 2015년 650억원을 달성하며 높은 신장세를 유지했으며 지난해 1,000억원을 돌파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올해는 전국 매장 220곳에서 1,500억원을 목표로 잡고 최근 중국 시장 진출에도 나서고 있다.
‘까스텔바쟉’도 프랑스 디자이너 ‘장 샤를 드 까스텔바쟉’의 골프웨어 브랜드로서 디자이너의 아트웍과 프랑스 감성이 새겨진 ‘젊은 감성과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아트 골프웨어’를 표방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엠케이트렌드에서 지난해 7월 론칭한 ‘LPGA 골프웨어’는 트렌디한 패션 감각과 LPGA만의 고유 패턴과 컬러로 유니크한 감성을 전개하는 스타일리시 골프웨어를 표방하고 있다. CJ오쇼핑의 골프웨어 브랜드 ‘장 미쉘 바스키아’도 패션 골프를 지향하며 젊은 층 잡기에 나서고 있다.
‘장 미쉘 바스키아’는 지난해 10월 론칭을 알린 후 첫 방송에서 12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고 3개월 간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앞으로 ‘장 미쉘 바스키아’를 연간 150억 이상의 매출을 일으키는 프리미엄 골프 캐주얼 브랜드로 육성시킬 계획이다.
이외에도 가성비를 내세운 브랜드도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트레비스’는 서울 목동 로데오점과 경기 안양 평촌점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상권에 36개 매장을 다음달까지 순차로 오픈할 계획이다. 트레비스는 기존 가두 골프웨어 대비 60~70% 수준의 가격에 유로저지 등 고급소재를 활용해 완성도를 높인 가성비와 골프장 필드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컨셉’을 앞세워 메인 타깃인 40대를 중심으로 중장년 고객층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골프웨어는 톡톡 튀는 일러스트들과 비비드한 색감이 어우러진 필드 위의 개성 있는 패션을 선보이며 필드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골프웨어 패션을 지향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웨어 시장의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시장은 한정되고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결국 ‘먹을 것’이 줄어드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골프웨어를 일상복으로 착용하는 중장년층이 늘어나면서 시장의 파이도 그만큼 커졌지만 타깃층이 한정돼 있는 시장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된다. 아놀드파마·벤제프·파사디골프·팜스프링스 등 400~700억원대 외형의 골프웨어 브랜드는 불투명한 경기 흐름을 반영한 숨고르기 과정에 들어간 상황이다. 올해 신규 브랜드가 넘쳐나는 시장에서 공급 과잉에 따른 리스크를 우려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일하게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 골프웨어다. 하반기 신규 론칭을 준비 중인 복종도 골프웨어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이는 그 만큼 기회요소로 작용하며 시장 확대 가능성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