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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션서울 매거진 Mar 20. 2017

불황에 주목받는 패션 新 플랫폼

한국형 ‘에버레인’을 꿈꾸는 기업 

패션에 경험이 전무한 25살의 청년이 창업한 회사가 설립 5년 만에 기업가치 2억5,000만달러(한화 2,800억원)로 성장했다.(패션서울 원문보기)


이 회사는 마이클 프레이스만이 창업한 온라인 의류 판매 업체인 ‘에버레인‘의 이야기다. 벤처캐피탈 출신인 마이클 프레이스만은 그 동안 일하면서 패션업계가 남기는 큰 이윤에 주목했다. “왜 7달러짜리 셔츠가 50달러에 판매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그는 직접 투명한 회사를 만들었는데 그 출발이 ‘에버레인’의 시작이다.


‘에버레인’은 의류 원가를 공개해 거품을 제거하고 유통 마진을 최소화했다. 또 미국, 중국, 베트남 등 의류 제작 공장의 위치를 모두 공개하고 각 공장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공장장은 어떤 사람인지 직원 수와 근속 기간, 근무환경, 복지까지 모두 공개하고 있다.

‘에버레인’ 라운드넥 티셔츠의 가격은 15달러 기존 업체들은 보통 50달러에 판매한다. 특히 원자재 가격이 내리면 제품가에 그대로 반영하는 게 ‘에버레인’의 판매 전략이다. 지난 2012년부터 125달러에 팔았던 캐시미어 스웨터의 경우 캐시미어 가격이 16% 하락하자 이를 반영해 20%인하된 100달러로 가격을 내렸다.


마이클 프레이스만은 의류업체들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즉각 반영하지만 원자재가격이 내렸을 때는 절대로 인하하는 일이 없다. 이는 정직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에버레인’은 레드오션으로 변한 의류 쇼핑몰 시장에서 혜성처럼 등장하며 패션 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형 ‘에버레인’을 꿈꾸는 기업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최근 저성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패션 시장에서 새로운 패션 유통 플랫폼을 제시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 큐레이션 플랫폼 ‘HAGO’, 패션 커머스 플랫폼 ‘브라켓디바이’, 패션 렌탈 서비스 ‘윙클로젯’ 등이다.


이들은 모바일 시대에 맞게 새로운 패션 플랫폼을 전개하며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 ‘브라켓디바이’, ‘HAGO’, ‘윙클로젯’ 주목

한국형 ‘에버레인’을 지향하는 브라켓디바이는 디자이너 브랜드 의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브라켓디바이는 에버레인과 모습은 비슷하지만 한층 진화한 모델로 지난해년 8월 론칭됐다.


브라켓디바이의 첫 시작은 한국 패션 시장의 디자이너들의 뛰어난 실력과 높은 수준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다양한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이 동대문 제품이나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비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제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음에 의구심을 품고 그 이유를 찾으려고 했다.


우선 현실적으로 한국 패션 시장의 고질적인 유통 구조로 인해 책정되어지는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은 소비자에게는 구매를 망설이게 하고 이로 인해 디자이너는 소비자를 쉽게 만날 수 없게 만든다. 이것은 디자이너에게도 그 나름의 고충을 발생시키며 소비자들은 고퀄리티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한다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또한 브라켓디바이는 오랜 시간을 들여 소비자들의 불만과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시장조사를 했다. 그 결과 큰 마음을 먹고 비싼 가격에 옷을 사서 나오면 똑같은 옷을 입고 지나가는 사람과 마주치는 현실이 싫은 소비자, 생김새에 비해 너무 비싼 가격으로 인해 본인이 제값을 주고 사는건지 늘 의심하는 소비자, 꼭 고퀄리티의 좋은 옷은 비싸야 한다는 공식이 불편한 소비자 등 현재 패션 시장의 실태에 다양한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이 모든 조사의 결과들과 현실 상황을 바탕으로 브라켓디바이는 한국 패션 시장의 실력 있는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유니크한 디자인의 고퀄리티 디자이너 의류를 직접 제작해 소비자들에게 내놓는 장을 만들었다. 또한 직접 제작한 제품을 자사몰을 통해 판매함으로써 디자이너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고 있다. 


이는 보통의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마진을 줄여 합리적인 가격에 고퀄리티의 디자이너 의류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더불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산 원가를 비롯해 기업의 이윤과 운영비 등 모든 비용을 투명하게 밝히고 소비자들이 한눈에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그 가격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합리적으로 이해하게 만들며 똑똑한 소비를 할 수 있게 만든다.


또한 비슷한 디자인의 상품을 제작하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 SPA브랜드 등과 가격 비교까지 해두어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소비를 걱정 혹은 사치가 아닌 합리적이고 이유 있는 것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다양한 디자이너들과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통해 제작되는 특색 있는 의류는 매주 월요일 오전 브라켓디바이 홈페이지를 통해서 만나볼 수 있다.


김다정 브라켓디바이 대표는 “에버레인이 수많은 타 온라인 몰들과 구별되는 가장 독특한 점은 가격 정책이다. 베이직한 데일리 아이템을 주력으로 삼는 에버레인은 생산 과정부터 가격 결정까지의 과정을 모두 공개함으로써 그 지불의 당위성을 소비자들에게 설득하며 만족시킨다”며 “브라켓디바이는 디자이너 의류 브랜드를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윙클로젯’‘은 월 9만9,000원으로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사용자의 정보에 따라 취향, 스타일, 직업에 맞는 옷 3벌을 골라 빌려주는 서비스다. 윙클로젯은 패션 의류를 쉐어하는 일종의념 패션 렌탈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매달 정기 결제할 경우 기간에 상관없이 횟수에 상관없이 3벌씩 마음껏 옷을 받아 입어볼 수 있다. 사용자는 가입 시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과 체형 등 정보를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배송, 세탁비는 무료이며 렌탈한 옷이 마음에 들 경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온라인 큐레이션 플랫폼 HAGO(하고)는 진정한 ‘가격’이 무엇인지 논의하는 것을 전제로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협의해 기존의 유통구조와는 다르게 컨텐츠를 스스로 생산, 유통하는 서비스다. 지난 3월초 론칭된 HAGO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모두 만족하는 보다 나은 패션 산업을 위해 고급 퀄리티와 앞선 디자인으로 가치를 보상 받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도입한 ‘하고 펀딩(HAGO Funding)’을 실시하고 있다.

‘하고 펀딩’은 엄선된 디자이너의 의류를 선주문(Pre Order)해 미리 설정된 목표 수량에 도달하면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디자이너는 소비자로부터 펀딩 받은 투자금으로 재고의 부담 없이 생산에 착수하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디자이너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HAGO(하고)는 최소한의 유통 마진으로 디자인과 퀄리티에 중점을 둔 제품을 공급한다.


결국 생산자, 소비자, 유통이 모두 윈윈(win-win)하는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인 셈이다. HAGO는 최근 생산자와의 협업을 통한 자체 레이블 HAGO BAG 라인을 출시한다.

가방 제작의 모든 공정과 프로세스, 원단과 부자재, 공임 비용 등을 있는 그대로 공개해 ‘투명한 가격정책’을 통해 고객과 브랜드에 신뢰를 쌓아가겠다는 HAGO 플랫폼의 취지를 실현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 시대에 맞춰 패션 커머스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들은 품질은 물론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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