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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스트파이브 May 27. 2019

"도시라는 공간의 빈 틈 같은 곳"

삼성동 '선정릉'

많은 철학자와 예술가들은 산책 중에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생각을 정리했다고 합니다. 산책은 어떤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기도 하고 모든 문제로부터 시선을 돌리게 해주기도 하죠. 꼭 거창한 문제거리가 없어도 부지런히, 또는 천천히 앞뒤로 팔을 흔들다보면 훌쩍 다른 공간에 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번 '어제 어디 갔어?'에서는 패스트파이브 프로덕트 본부의 고혜경 이사님을 만나봤습니다. 패스트파이브가 운영 중인 지점들 근처의 선정릉을 소개해주셨는데요, 어려운 문제와 마주하거나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선정릉을 산책한다는 혜경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어제 어디 갔어? 


2012년부터 강남에서 회사를 다녔고, 10년 조금 안 되게 강남 쪽에서 살았다. 전에 살던 집은 걸어서 10분 거리에 한강이 있었는데 지금은 역삼동이라 거리가 있다. 대신 이제 선정릉이 걸어서 10분 거리다.

2018년 초부터 패스트파이브 본사가 삼성 지점을 쓰면서 선정릉 근처를 지나다닐 일도 많아졌다. 작년 봄에 선정릉에 처음으로 들어가봤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넓더라. 사실 회사에서 화나는 일이 있어서 기분 전환을 할 겸 산책을 하러 간 거였는데, 사람도 없고 쾌적했다. 의외의 공간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패스트파이브 지점 중 선릉점에서는 선정릉이 바로 내려다 보이는데, 막상 선릉점을 오픈했을 때는 선정릉에 가볼 생각을 안 했다. 오히려 꽤 시간이 지난 뒤 업무 범위가 넓어지고 안 해본 일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가 왔을 때 찾게 된 장소다. 

집이 테헤란로 근처여서 선정릉을 빼면 산책할 곳이 별로 없다. 한번은 아침에 너무 일찍 깨서 새벽에 가봤는데, 숲 속에 들어온 것 같았다. 나무도 정말 많아서 ‘힐링’되는 기분이다. 낮보다는 아침이나 새벽에 가면 더 좋다. 



원래 산책을 자주 하는지?


예전에는 한강에 자주 갔다. 몸을 움직이는 자체가 기분 전환이 되는 효과가 있다. 물론 운동도 마찬가지 효과가 있지만 산책은 가벼운 활동이라서 부담이 덜하고 점심시간이나 퇴근길에 부담 없이, 짧게도 할 수 있어서 좋다.


밤에는 영화를 상영하거나 작은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나무가 많은 공간이 좋은 것일까. 


어릴 때는 목동에 살았는데, 아파트 단지에 나무가 많은 편이었다. 숲까지는 아니지만 녹지가 많았다. 나무가 많은 곳에 가면 그냥 기분이 좋다. 덜 삭막하고, 더 쾌적하다. 나무나 식물이 뭔가를 하는 건 아니다. 딱히 효용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존재하는 식물들이 있어서 도시라는 공간에 빈틈이 생기고, 쾌적함이 느껴진다. 녹지를 만들어서 도시를 풍요롭게 하는 이유가 이런 것 아닐까. 

또 사무실이나 거주지의 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선정릉이 보이는 위치가 크게 어필한다. 이런 녹지는 강남권에서 찾아보기 힘든 곳이니까. 또 선정릉이 보이는 건물 자체가 많지 않다. 이번에 새로 시작하는 주거서비스인 라이프온투게더에서도 선정릉이 보인다. 그 점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다. 가장 최근에 오픈한 지점인 서울숲점도 서울의 대표적인 녹지인 서울숲 바로 옆에 있다. 확실히 점점 이런 공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것 같다. 



다른 사람과 함께 간 적은 없나?


회사 일로 힘들어하는 동료와 함께 간 적이 있다. 회사에서는 주로 앉아 있으니까 걷다보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까 해서 가자고 제안했다. 회사에서 미팅이나 면담을 할 때보다 캐주얼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뭔가를 받아적을 필요도 없고, 햇빛을 받으면 기분도 좋아지니까. 



고혜경에게 선정릉이란?


답답할 때 가고 싶은 곳이다. 스쿠버다이빙과 잠수를 배운 적이 있는데, 조용한 바다 속에 들어가면 숨 쉬는 일에만 집중하게 되어서 딴 생각을 하기 어렵다. 산책할 때도 마찬가지로 아무 생각도 안 하려고 노력하면서 걷는 일에 집중한다. 선정릉에서는 바다 속과 비슷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바다만큼은 아니지만 사람이 없는 숲 속에 들어온 것 같다. 






모든 일이 답답하게만 느껴지고 돌파구를 찾기 어렵게 느껴질 때,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바깥으로 나가보는 건 어떨까요? 목적지가 없더라도 일단 걷다보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이전에는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풍경을 발견하고 새로운 가게를 발견해보세요. 돌아오는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져 있을 겁니다. 

 

그럼 다음 '어제 어디 갔어?'를 기대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매일 아침 선정릉을 바라보며 심호흡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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