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패스트파이브 Nov 04. 2019

써지는 대로 쓰지 마세요.

전) 29CM 이유미 헤드 카피라이터의 ‘공감 카피 쓰는 법’

[FASTFIVE FOCUS]패스트파이브가 집중한 인물 #2. 이유미 (전) 29cm 헤드 카피라이터


요즘 필요한 겨울 이불  vs 겨울 이불 같은 사람


겨울 이불을 사러 들어간 사이트에서 발견한 두 카피, 여러분은 어떤 카피에 더 눈길이 가시나요?

겨울 이불 하나를 소개할 때에도 사는 사람의 기분과 마음을 생각하며 카피를 쓰는 이가 있습니다. 전) 온라인 편집숍 29CM의 헤드 카피라이터이자 작가이신 이유미 님인데요. '할인', '1+1'같은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카피라이터로 유명한 분입니다. 과연 그녀의 어떤 카피가 고객의 마음을 움직였던 걸까요?




지난 28일 패스트파이브 서울숲점에서는 ‘공감 카피 쓰는 법’이라는 매력적인 주제의 강연이 열렸습니다. 좋은 카피를 쓰고 싶은, 혹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이 궁금한 많은 분이 이유미 카피라이터의 강연을 듣기 위해 패스트파이브를 찾아 주셨어요. :)

패스트파이브 서울숲점



나조차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건 쓰지 말자.


'씹고 뜯고 맛보고...', '골라 먹는 31가지의...'

열심히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완성한 한 줄의 문장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문장이라면? 

어쩌면 습관적으로 나열해버린 익숙한 문장, 써지는 대로 써버린 그런 카피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카피들로는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겠죠. 이유미 카피라이터는 다른 사이트의 카피들을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다고 해요. 본인도 모르게 어디서 본 것 같은 그런 문장들을 쓰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유미 카피라이터는 멋진 카피를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 누군가가 쓴 카피 대신, 소설을 권했습니다. 



이유미 카피라이터


소설에는 보통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여러 창작물 중 특히 소설을 추천하는 이유는 ‘공감’ 때문입니다. 이유미 카피라이터는 동시대를 사는 젊은 작가들의 소설을 무척이나 좋아한다고 해요. 이 소설들 속에는 보통 사람들의 생각과 정서, 취향이 담겨있기 때문이죠. 소설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이나 공감의 순간 등을 차곡차곡 수집해 내 것으로 만들면, 공감을 불러오는 멋진 카피를 쓸 수 있거든요. 



 '굳이 봄 이불에 지난겨울의 기운을 묻히고 싶지는 않았다.' 『시절과 기분』

소설 속 이 문장은 이유미 카피라이터의 손을 거쳐 


'아직 겨울의 흔적이 남은 이불을 덮고 있나요? 봄에는 봄의 기운을 덮어요.'

라는 봄 이불 기획전의 카피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즉 물건을 사고 싶게 만드는 세일즈 카피는 어떻게 쓰는 것일까요? 이날 이유미 카피라이터는 다년간 카피를 쓰며 쌓은 노하우들을 아낌없이 공개해주셨는데요. 그중 몇 가지를 전해 드릴게요. :)





사게 만드는 세일즈 카피 쓰기 Tip

1. 멋진 비틀기를 연습하자.
2. 선명하고 정확하게 써라.



1. 멋진 비틀기를 연습하자. 

"눈에 띄게 써라."

여기서 말하는 ‘멋진 비틀기’란 습관적으로 떠오르는 식상한 표현 대신 문학적, 혹은 감상적으로 카피를 써보는 걸 말해요. 같은 메시지라도 조금 더 재밌게, 조금 더 새롭게 변화시켜 눈에 띄게 하는 방법이죠. 예를 들어 ‘시원한 반팔티’는 ‘냉기를 처방받은 티셔츠’로, ‘B급 리퍼브 세일’은 ‘쇼핑의 B안’ 등으로 멋지게 비틀며 새로울 것이 없는 제품이라도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지게 하는 겁니다.



2. 선명하고 정확하게 써라. 

"사람은 구체적일 때 움직인다."

이유미 카피라이터는 카피를 쓸 때 디테일. 즉 ‘구체적인 표현이 주는 분명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구체적인 단어를 사용한 카피는 읽는 이로 하여금 선명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거든요. ‘맛있는 김치’보다는 ‘라면과 먹으면 맛있는 아삭 김치’라는 말이 더 와 닿는 것처럼요. 이렇게 구체적이고 분명한 표현들은 카피를 좀 더 오래 기억하게 하고 결국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고 해요. 





삶은 디테일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유미 카피라이터님의 강연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유미 카피라이터는 좋은 카피란 결국 구체적이고 공감이 가는 카피라고 말합니다. 카피란 그저 ‘대단한 글이 아닌 사소한 것과 개인적인 경험이 담긴 공감 가는 글’이라고요.





강연을 듣고 나니 이유미 카피라이터가 한 줄의 카피를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과 글을, 또 주변의 모든 것을 유심히 관찰했는지 가늠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유미 카피라이터의 멋진 카피들은 한순간 떠오른 번뜩이는 아이디어라기보단 수많은 관찰의 시간을 정성껏 우려낸 결과물 같았거든요. 좋은 카피를 쓰고 싶은 여러분이라면, 소설 속 짧은 문장이나 오늘의 날씨 등 일상 속 사소한 것부터 애정을 가지고 살펴보세요. 흔한 일상 속 상황들이 여러분을 거쳐 멋진 카피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





다양한 패스트파이브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패스트파이브 홈페이지 바로가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