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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상가치 Jun 25. 2024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 실험 리뷰

리프레싱과 수단적 동기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우리 정상에서 만나요. 우정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뇌과학편>, 이케가야 유지

제목과 삽화, 표지만 보고 그냥 편하게 아무 생각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착각했습니다.


아닙니다, 배울 점이 많은 책입니다.


저자는 이케가야 유지로 현재 도쿄대 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십니다. 일반인 대상의 뇌과학, 심리학 책을 많이 쓰신 분이시네요.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고 하고, 심지어 저자 본인이 난독증이 있다고 밝히기도 합니다. 물론,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겸손한 태도를 취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총 심리 실험 63종이라고 하지만, 심리가 아닌 뇌과학이라든지, 현대 과학에 대한 이야기들도 섞어 있어서, 심리 테스트 책으로 오인하고 읽으시면 곧 책을 덮게 됩니다.


63가지를 다 소개할 순 없고, 제가 인상 깊게 읽은 부분만 정리하겠습니다. 제가 다루지 않은 부분들도 흥미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으니 가볍게(?)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1. 컬럼비아대학교 연구팀의 실험입니다.


 진열하는 상품의 종류가 적을수록 매출이 증가합니다. 가짓수를 대폭 줄이자 매출이 7배나 늘었다고 하네요.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에 한계가 있으니 너무 많으면 선택 장애를 일으켜 구매 의욕이 꺾인다는 사실입니다.


네, 맞습니다. 맛집일수록 음식 가짓수가 적습니다. 그리고 앉자마자 음식이 나오죠. 한 가지 음식으로 승부하는데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음식점을 하는 것은 아니라서 제게 해당사항은 없습니다. 



2. MIT 공대 연구팀의 미끼 효과 실험입니다. 


잡지를 정기구독하는데

 1) 인터넷 구독 - 59달러

 2) 종이 잡지 구독 - 125달러

 3) 인터넷과 종이 잡지 동시 구독 - 125달러입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3번을 택합니다. 84퍼센트의 사람이 3번을 선택했습니다. 같은 가격에 둘 다 얻으니까요. 추가 실험에서 연구팀은 2번을 삭제합니다. 


1) 인터넷 구독 - 59달러

2) 인터넷과 종이 잡지 동시 구독 - 125달러입니다.


이번엔 몇 퍼센트가 선택했을까요? 둘 다 구독하는 사람이 84퍼센트에서 32퍼센트로 줄었습니다. 즉, 종이 잡지 구독만 있는 선택지가 미끼 상품이었습니다. 


인간의 선택은 뜻밖에도 ‘논리’보다 ‘감정’에 더 크게 영향받는다. 누구나 자기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의 선택은 비합리적이다. 그 점에 착안하여 취하는 비슷한 마케팅 전략을 우리는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 실험>, 이케가야 유지 지음, 서수지 옮김 - 밀리의 서재


이 부분은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운영하실 때나 마케팅을 하실 때 유효합니다. 의미 없는 선택지를 추가해서 사람들의 소비 심리를 조작 아니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악용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3. <사이언스>에 실린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연구 논문입니다.

‘결혼으로 얻는 기쁨은 어느 정도의 연봉 인상과 맞먹을까?’ 미국에서 이에 대한 설문조사가 이루어진 적이 있는데, ‘평균 4배’라는 답변을 얻었다. 최근 일본에서도 이와 비슷한 조사가 진행되었는데, 역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평생 결혼하지 않고 살려면 현재 수입보다 4배는 더 벌어야 결혼한 사람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 실험>, 이케가야 유지 지음, 서수지 옮김 - 밀리의 서재

이 부분은 재미로 읽었습니다. 비혼 주의로 살려면 4배는 더 벌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결혼으로 얻는 기쁨이 이렇게 컸군요. 배우자게에 정말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미혼이신 구독자님들, 결혼은 정말 행복합니다.


4. 더닝-크루거 효과입니다.

① 인지적·지적 능력이 낮은 사람은 바로 그 낮은 ‘능력’ 때문에 자신이 얼마나 능력이 낮은지 정확히 판단하지 못한다.
② 인지적·지적 능력이 낮은 사람은 바로 그 낮은 ‘능력’ 때문에 다른 사람의 능력도 정당하게 평가하지 못한다.
③ 그러므로 인지적·지적 능력이 낮은 사람은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 실험>, 이케가야 유지 지음, 서수지 옮김 - 밀리의 서재


더닝-크루거 효과는 인지적, 지적 능력이 낮은 사람을 비하하기 위한 용어가 아닙니다. 어떤 분야에서나 초보자가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 저자의 의견입니다.


저도 아직 브런치 초보로서 적극 공감합니다. 브런치를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본인이 본인이 쓰신 글을 읽으시면서 감탄과 한탄을 하시지 않나요? "내가 이렇게 글을 잘 쓰네."와 "이렇게 잘 쓰는데 사람들이 안 오네."


이런 생각이 교차합니다. 저만 그런 것은 아니겠죠?


5. 예일대학교 연구팀의 논문에 나오는 '내부 동기'와 '수단적 동기' 이야기입니다.


보통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로 나누는데 반해 이 연구팀의 개념은 조금 다릅니다. 내부 동기는 순수한 의욕입니다. 수단적 동기는 구체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제가 브런치 글을 쓰는 내부 동기는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재밌고 좋아해서 하는 것입니다.


제가 브런치 글을 쓰는 수단적 동기는 글을 써서 이 내용으로 책도 쓰고 베스트셀러 작가도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직장을 그만두고, 강의를 다니고, 유명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입니다. 유명해지면 당연히 돈은 따라오니 부자가 되는 것입니다.


일기장 목적으로 브런치를 쓰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브런치 작가의 수단적 동기는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부자가 되는 것이겠네요.


이 수단적 동기는 내부 동기와의 차이점이 대체 수단이 있다는 것입니다. 즉, 제가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다른 것으로 대체가 안 됩니다. 저는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데, 글 쓰는 대신 등산을 가라고 하면 싫습니다. 대체가 안 되죠.


그런데 수단적 동기는 대체가 됩니다. 제가 굳이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아도 책은 출판할 수 있습니다. 그냥 방에 틀어박혀서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계속 글을 씁니다. 그리고 책 한 권을 다 쓴 다음, 여러 출판사들에 원고를 들고 찾아다닐 수도 있죠.


부자가 되는 것도 꼭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야만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하는 방법도 있죠.


하지만, 저자도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최고라고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통해서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게 최고죠.


지금 하고 계시는 일이 좋아하시는 일이길 바랍니다. 아니라면, 저처럼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죠.


6. 마지막으로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의 '리프레싱'에 대한 논문입니다.


상상해 보세요. 20년 후의 미래에서 신을 만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이 2024년 5월 25일입니다. 2044년 5월 25일입니다. 수요일이네요. 저녁 7시입니다. 저녁을 먹고 있거나 저녁을 뭐 먹을지 고민하고 있겠네요. 그때 신이 타임머신을 주면서 20년 전으로 되돌려준다고 합니다.


그때,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네라고 대답하고 2024년 5월 25일로 돌아옵니다.


지금 태블릿으로 식탁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20년 후의 미래에서 왔다면, 지금이 얼마나 행복할까요?


스무 살이나 젊어졌습니다. 

아이도 아직 유치원생입니다. 

배우자나 저나 아직은 주름살이 많지 않습니다. 

목소리도 젊네요. 

태블릿의 작은 글씨도 잘 보입니다. 

주말에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주말에 병실에 누워 있는 것이 아니어서 감사합니다.

(혹시 병실에 누워서 제 글을 보신다면 힘내세요. 꼭 완쾌하실 거예요.) 


20년 후의 미래에서 현재로 돌아왔다고 생각하니 주변에 감사한 일뿐입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생각만으로도 기뻐서 소리를 지르고 싶을 만큼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조회수는 늘어납니다. 백, 천, 만, 십만, 백만의 조회 수가 나옵니다. 그래도 블로그 초창기에 조회수 20만 넘어도 기쁜 이 시절을 잊으면 안 됩니다. 


워런 버핏은 평판을 쌓는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그것이 무너지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최근에도 어렵게 명성을 쌓고 정말 짧은 시간에 무너지는 사람들의 소식이 들립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현실에 대한 커다란 실망, 신과의 기적적인 담판을 거쳐 타임머신을 타고 지금 발을 딛고 선 이곳으로 돌아왔다고 상상해 보자. 어떤 기분이 들까? 세상 만물이 신선하게 느껴지고, 샘솟듯 온몸에서 의욕이 솟아나지 않을까? 실상은 어제와 똑같은 세상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면 새삼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런 관점 변화를 ‘리프레싱(Refreshing)’이라고 부른다. ‘리프레싱’은 단순히 새로운 시야를 제공할 뿐 아니라 영감과 유머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관점 변화, 즉 리프레싱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뜻밖에도 그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인간이 지닌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며, 적절한 훈련을 거치면 자유자재로 관점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 실험>, 이케가야유지 지음, 서수지 옮김 - 밀리의 서재

63개의 내용을 6개로 줄였는데도 많네요. 제 예상보다 배울 점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종일관 저자의 겸손함과 진솔함, 유머러스함이 책을 끝까지 읽게 도와주었습니다. 일러스트도 재밌었습니다. 


말이 잘 통하는 것, 공감과 동정, 매운맛 선호, 단맛과 감칠맛, 낙담과 후회, 슬픈 음악을 듣는 이유, 우울증, 왕따, AI에 대한 부분도 책에서 무겁지 않게 다루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저는 내용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많은 부분은 생략했습니다.


어떠셨나요?


세상에는 참 좋은 책이 많습니다. 배울 점이 많은 훌륭한 책이 많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문화의 계승'을 할 수 있어서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합니다. 문화의 계승에 가장 탁월한 도구는 바로 책입니다. 책을 읽기 바쁘신 분을 위한 책 리뷰가 있죠.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읽을 시간이 없으신 분들을 위한 책 리뷰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큰 행운이 우리에게 있을 것이다, 우리는 부자가 되겠다는 수단적 동기를 위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우리, 정상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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