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에서 발견한 아름다움
안녕하세요, 우정만입니다. 우리 정상에서 만나요.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다가 BJ 밀러를 알게 되었습니다. 의사이면서 죽음 전문가입니다.
그의 TED 강연에서 그는 대학교 2학년 때 감전 사고를 당해서 왼쪽 팔을 절단하고 두 다리를 절단했습니다.(사고에 대한 내용은 본문 마지막에 유튜브 영상에 나옵니다.)
어느 날 담당 간호사가 병실에 들어와 내 남은 한 손에 뭔가를 올려놓았다. 작은 눈뭉치였다. 화상 때문에 딱딱하고 보기 흉한 염증으로 가득한 내 피부와는 너무나 다른, 너무나 생생한 촉감에 나는 깜짝 놀랐고, 눈이 천천히 녹아 물이 되는 모습은 기적이었다. 눈뭉치라니… 아, 이 작고 사소한 것이 내 온몸의 죽은 감각들을 이렇게 뚜렷하게 깨워놓다니! 눈물이 났다. ‘이게 바로 살아 있는 것이구나’ 하는 깊은 깨달음이 나를 오랫동안 흐느끼게 했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다. 하얀 눈이 보이지 않는 물로 변하듯, 삶도 매 순간 변한다는 것을, 그래서 너무나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고 난 후 나는 병실 문을 나설 수 있었다.
- <타이탄의 도구들(블랙 에디션)>, 팀 페리스 지음 / 박선령, 정지현 옮김 - 밀리의 서재
고통으로 괴로워하던 밀러는 간호사가 손 위에 올려놓은 눈뭉치를 느낍니다. 생생한 촉감에 놀라고 눈이 녹아 물이 되는 모습은 기적이라고 느낍니다. 이 순간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습니다. 단순하게 몸의 일부분의 상태가 변함에도 삶이 극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그의 인생이 바뀝니다.
밀러는 삶의 끝자락에 있는 환자들을 돌보는 의사가 됩니다. 본인이 느꼈던 죽음을 앞에 두고 느낀 삶의 끝자락에서의 깨달음으로 환자들을 보살핍니다. 죽음이라는 것이 모든 것의 종말이 아니고 단순히 작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1분 동안 밤하늘을 쳐다보면 우리가 모두 같은 시간에, 같은 별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지구는 우리가 아는 한 생명이 존재하는 유일한 행성이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별은 빛이 이곳에 도착하는 순간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처럼 우주에 관한 사실이 경외심을 선물할 때 우리의 불안과 두려움은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특히 죽음의 문턱에 놓인 사람들은 우주와 더 큰 교감을 한다. ‘아주 빠르고 짧은 것들은 모두 아름답다’는 걸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멸한다는 것, 사라진다는 것은 불안이 아니라 아름다움 후에 남은 평화라는 걸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 <타이탄의 도구들(블랙 에디션)>, 팀 페리스 지음 / 박선령, 정지현 옮김 - 밀리의 서재
죽음에서 돌아오면 시인이 됩니다. 삶에 대해 노래하는 가수가 됩니다. 아무리 겁이 없는 사람이라도 사실 근본적인 두려움은 있습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죽음 이후에 대한 두려움,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시 보지 못한다는 상실감 등 죽음을 생각하면 뭔가 어두운 이미지였습니다.
그런데 도리어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밀러는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불안한 것이 아니라 평화라고 말합니다.
사실 우리가 열심히 사는 것은 1년 뒤의 죽음이 아니라 50년 뒤의 죽음을 위해서 열심히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희망찬 미래는 멀리 있으니까요. 갑작스러운 사고가 닥칠 수도 있다는 것은 믿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흔하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니까요.
미리 유언장을 쓰고 항상 죽음을 대비하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죽음을 가까이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어쩔 수 없이 죽음에 대해 생각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면, 다시 한번 밀러가 나온 부분을 읽겠습니다.
얼 나이팅게일은 우리가 지구라는 별에 휴양을 왔다고 생각하라고 말합니다. 관광객으로 잠깐 들렀다 간다고 생각하면 휴양지에서 보내는 시간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휴양지에서 우리는 바쁘게 사랑하는 사람과 맛집을 돌아다니고 사진을 열심히 찍고 하루를 참 알차게 보냅니다. 스러질 불꽃이 참 아름답습니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우리는 충분히 보상받고 있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두려움에 휩싸일수록, 앞이 보이지 않을수록 우리는 매 순간 살아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매 순간 구두끈을 고쳐 매고 배낭을 짊어진 채 삶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 뭔가 마음에 들지 않고 좌절하기 쉬운 곳에 있는가? 그렇다면 그건 아름다운 희망으로 가득 찬 곳으로 갈 날이 머지않았다는 뜻이다.
- <타이탄의 도구들(블랙 에디션)>, 팀 페리스 지음 / 박선령, 정지현 옮김 - 밀리의 서재
아침에 긍정 일기를 쓸 때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 삶의 불변의 법칙은 무엇일까요? 질문에 답이 있습니다. 바로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진흙탕과 오물을 뒤집어쓰고 앞이 보이지 않는 터널의 어딘가에서 눈을 떴어도 그 끝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딘가에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언젠가 끝이 있고, 그리고 그 끝이 아름다운 희망으로 가득 찬 곳이기 때문입니다.
성공한 사람 중에 잠은 죽어서 푹 잘 수 있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냥 푹 자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우리는 아름다운 희망으로 가득 찬 곳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좀 더 하루를 열심히 살 수 있겠죠.
아침에 일어나기 싫을 때 5,4,3,2,1 하고 거꾸로 5초를 세고 일어났습니다. 오늘 하루도 밀러의 영상을 보니 힘내서 열심히 살 수 있겠네요. 그저 살아있음에 감사한 아침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블로그 글을 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제가 느끼는 이 행복이 당신께도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