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강도가 아닌 빈도에 머문다

by 정상가치

스스로에게 "지금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던져본 적 있으신가요? 우리는 종종 행복을 인생의 최종 목적지처럼 여기곤 합니다. 언젠가 도달해야 할 그곳을 위해 오늘의 소소한 희생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말이죠. 하지만 행복이 저 멀리 있는 무지개가 아니라, 매일의 길가에 피어나는 들꽃과 같다면 어떨까요?


유명 심리학자 에드 디너(Ed Diener) 교수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Happiness is the Frequency, Not the Intensity


살면서 손에 꼽을 만큼 강렬한 기쁨의 순간도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을 단단하게 지탱하는 것은 거대한 사건이 아닌, 자주 경험하는 작은 만족감과 즐거움입니다. 빵 굽는 냄새, 맑게 갠 하늘, 좋아하는 음악처럼 작지만 분명한 기쁨들이 모여 행복의 총량을 결정짓는 것이죠.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그의 저서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행복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뒤흔듭니다.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는 것이요. 행복은 도구예요. 행복이란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나 생을 마감하는 어느 순간에 최종적으로 도달해야 하는 상태가 아니라 오늘 하루하루에도 마땅히 느껴야 하는 것입니다."


행복이 '도구'라니, 참으로 신선한 발상입니다. 이 관점에 따르면 행복은 우리가 더 나은 삶을 꾸려나가고, 나다운 모습을 찾아가도록 돕는 유용한 연장과 같습니다. 매 순간의 작은 행복감이 차곡차곡 쌓일 때, 우리는 단단한 자신감을 얻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스스로의 성취에서도 긍정적인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소중한 도구를 어떻게 하면 매일 손에 쥘 수 있을까요? 지난 1년간의 경험을 통해 제가 발견한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바로, 아침에 조금 더 일찍 눈을 뜨는 것이었습니다.


과거의 저는 출근 시간 30분 전에 겨우 일어나 허둥지둥 하루를 시작하기 바빴습니다. 늘 시간에 쫓겼고, 충분히 잠을 잤음에도 정신은 혼란스러웠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이 치밀었고, 뱉어낸 부정적인 말들을 곱씹으며 후회하는 날의 연속이었습니다.


지금의 아침은 완전히 다른 풍경입니다. 평소보다 고작 30분, 때로는 한 시간 일찍 일어났을 뿐인데 제게는 온전히 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세계가 열렸습니다. 일어나자마자 마시는 미지근한 물 한 잔, 고요 속에서 나를 들여다보는 명상의 시간, 책상에 앉아 마음에 드는 문장을 베껴 쓰는 순간들. 이 모든 것을 여유롭게 해내고도 시간은 충분합니다. 분주함 대신 평온함으로 하루를 열게 되자, 놀랍게도 일상의 많은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얼마 전, 저와 함께 이른 아침을 시작하는 한 분께서 이런 말을 전해주셨습니다. "확실히 화가 좀 덜 나는 것 같아요." 제게만 일어난 변화가 아니라는 사실에 작은 뿌듯함이 밀려왔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변화할 수 있습니다. 꼭 거창한 계획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평소보다 30분만 먼저 일어나 그 시간을 오롯이 자신을 위해 사용해보세요.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미뤄뒀던 책을 펼치거나, 따뜻한 차 한 잔을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혼자가 어렵다면 곁에 있는 사람과 함께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는 때로 타인에게 기대며 함께 나아갈 때 더 큰 힘을 얻곤 하니까요. 그렇게 한 걸음씩, 느긋하게 시작한 하루가 선물하는 작은 행복들을 자주 마주하시길 바랍니다. 그 빈도가 잦아질수록, 당신의 내일은 분명 오늘보다 단단하고 충만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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