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서 8년동안 행복하게 사는
3가지 방법

by 정상가치

“도, 레, 미, 파, 솔” 아내가 비명을 지른다. 여기가 아프구나. “솔, 솔, 솔, 솔, 솔.” 옆에서 딸아이가 웃는다.


아내가 등이 아프다고 한다. 그래서 엎드리라고 했다. 등을 허리 쪽부터 차근차근 눌러준다.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했다. 허리 아래쪽부터 양손으로 누를 때, “도”부터 시작했다. 솔의 위치로 가니 아내가 자지러진다.


많이 아픈 것 같다. 부드럽게 엄지로 척추 기립근 쪽을 눌러준다. “솔, 솔, 솔, 솔, 솔” 옆에 함께 누워있던 딸아이가 웃는다. 엄마는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고 아빠는 계속 “솔” 음을 내면서 마사지를 하는 게 재밌었나 보다.


군대에서 마사지를 배울 땐 싫었다. 동성의 맨살을 누르는 느낌이 불쾌함을 줬으니까. 그런데 그때 배우 야매 마사지가 이렇게 효과가 있다. 아내를 마사지해 주기 위해 난 마사지를 배운 셈이다.


암튼 그렇게 배운 기술이 아내에게 도움이 된다. 배워두면 다 쓸모가 있다.


아내가 허리가 아픈 이유가 있다. 어제 교실을 옮기면서 짐을 정리해서. 어차피 내가 100M 근처에 있었다. 차 안에서. 딸아이 피아노 학원이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아내는 참 독립심이 강하다. 가끔 좋지만, 서운하다. 자기 일을 스스로 해내는 사람이라서 좋다. 내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하니까 서운하다.


그런 면에 반했지만, 가끔 내가 믿음직스럽지 못 한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남자들에게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말은 곧 넌 능력이 부족해라는 말이다.


그래도 아내의 가치관이니 인정한다. 그리고 이것이 “결혼해서 8년 동안 행복하게 사는 법”이다.


상대방을 온전하게 이해하는 것. 상대방. 이해. 그리고 온전함.


결혼은 그랬다. 나만 우선하면 안 된다. 내 입맛에 상대방을 맞춘다고 하는 기싸움? 좋지 않다.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절대로 하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상대를 바꾸려는 것. 내게 아내는 그 교훈을 가르쳐준 고마운 사람이다.


난 정리정돈을 못 했다. 어지러운 방 상태를 보고 울음을 터뜨렸던 사람도 있었다. 나와 결혼하면 매일 이런 난장판을 치워야 하는 게 싫다고 울었다.


남녀가 사귀면 보통 서로의 집에 놀러 간다. 집은 많은 걸 보여주니까. 그리고 내 초대는 항상 실패였다. 집에 놀러 오면 사랑이 식었다. 그래서 누군가를 초대하는 게 싫었다.


아내는 달랐다. 결혼 전부터 집에 와서 정리를 해줬다. 내가 정리한 집이 어지럽게 느껴졌나 보다. 아내는 내게 한 마디도 안 했다. “지저분하다, 정리 참 못 한다.” 아내 입에서 나온 적이 없는 말이다.


마스크와 장갑을 챙겨 오더니 정리를 했다. 오히려 내가 어쩔 줄 몰라하면서 도와줄 일을 찾았다. 내가 할 일은 단순했다. 아내가 정리해 준 그대로 사용하기. 최근엔 내가 정리했다. 8년. 달라질 때도 됐다.


아내는 정리 정돈을 못 하는 나를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 그냥 자기가 했다. 결혼해서 8년 동안 행복하게 사는 법이다.


“상대방의 단점에 화가 나도 참으라는 이야기인가요?” 아니다. 참지 못 할 단점이면 결혼하면 안 된다. 분명 그 단점 때문에 셀 수 없이 싸울 테니까.


이런 아내가 등이 아프다. 내 단점도 아무렇지 않게 이해해 주는 아내다. 피곤해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등을 눌러주게 된다. 노래를 부르면서 흥겹게 해 주게 된다. 이 사람한테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기쁘다. 이렇게 8년을 행복하게 살고 있다.


내가 아내의 어깨나 등을 마사지해 주면 딸아이도 같이 한다. 시킨 적은 한 번도 없다. 내가 아내의 왼쪽 어깨를 주무르면, 아이가 엄마의 오른쪽 어깨를 주무른다. 내가 목을 주무르면 아이는 등을 콩콩 두들긴다. 내가 아내의 오른쪽 볼에 뽀뽀하면 아이는 엄마의 왼쪽 볼에 뽀뽀한다. 행복하다. 결혼해서 8년 동안 행복하게 사는 법이다.





<결혼해서 8년 동안 행복하게 사는 법>

1. 상대를 바꾸지 않기.

2.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3. 상대방에게 해주는 것은 기쁜 마음으로 하기



이렇게 한다면 가능하다. 결혼해서 80년 동안 행복하게 살 수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돼도 손을 잡고 산책을 할 수 있다.


친구들을 만나면 다들 날 부러워한다. 결혼 잘했다고. 그런 내게 소원이 생겼다. 아내가 친구들에게 똑같은 말을 듣는 것. “결혼 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