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태어난 아이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거의 모든 방식으로 자라나는데
뭣보다 스스로 목을 가누는 힘을 갖추는 게 필요해
그래서 생후 1달이 지나면
터미타임을 시작하게 되지
쉽게 말하면 엎드려서 노는 시간인데
엎드려 놀며 자연스럽게
목을 가눌 힘을 기르는 시간이야
그런데 말이 노는 시간이지
처음에 아빠는 정말 이래도 되나 싶었어
이제 겨우 태어난 지 30일
배를 대고 뉘이면 그대로 바닥으로
머리를 고꾸라뜨리는 너에게
벌써부터
그것도 아빠의 손으로 직접
생의 시련을 줘야 한다니
솔직히 너무 가혹하잖아
하지만
그래야 엎어진 상황에서도
네가 숨을 쉴 수 있다고 하니까
그래야 길 수 있고
그래야 설 수 있고
그래야 걸을 수 있게 된다고 하니까
어떻게 어떻게 마음을 다잡았었지
그래서일까
네가 처음으로
터미타임을 한 순간은
아주 선명하게 기억이 나
3월 한낮이었고
엄마와 함께였고
조마조마하며 아빠는 천천히 너의 등을 돌렸고
조심히 널 엎드린 자세로 만들었고
고요히 숨을 죽이고 널 지켜봤어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팟!
마치 누군가에게
고개를 들라는
거부할 수 없는 지령을 들은 것처럼
네가 필사적으로
고개를 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거야
그리고는 그리고는
말 그대로 젖 먹는 힘으로
고개를 들고 버티는 거야
처음엔 1초
그리곤 쿵
그다음엔 2초
다시 쿵
그다음엔 3초
또다시 쿵
계속 쿵하면서도 기어코 다시 머리를 들고야 마는
그런 널 보다가 보다가
아빠는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어
벌써부터 온 힘을 다해
중력과 싸워야 하는 네가 너무 안쓰러워서
그 무게를 견뎌내는
네가 너무 대견해서
그럼에도 이 터미타임은
그저 시작일 뿐인 것 같아서
그렇잖아
아빠가 대신해줄 수 없는 일이
어떻게 터미타임뿐이겠어
네가 살아가며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는 난관들은
앞으로도 무수히 많을 텐데
대신하기는커녕
같이 해줄 수 없는 것들도
분명 너무나 많을 텐데
아빠가 그런 널 위해 할 수 있는 건
응원과 기도뿐이라는 사실에
너에게 얼마나
미리 미안하던지
미리 안쓰럽던지
그러니
오늘도 아빠는
부디 바랄 뿐이야
네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너의 모든 도전이
가능하면 성공으로 이어지길
성공이더라도 되도록이면
아픔보다 기쁨이 더 많은 성공이길
그리고 혹여
성공하지 못했어도
실패라고 생각하지는 않기를
아빠는 배웠어
그제보다 어제 1초 더 터미타임을 하는 널 보며
어제보다 오늘 2초 더 터미타임을 하는 널 보며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라 배움이라는 걸
터미타임을 하는 네게 배웠어
결국 하려는 사람은
오늘 안되면 내일 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