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태어났을 때
왼쪽 눈 옆에 점이 있었어
크기도 크기였지만
모양도 일반적인 동그란 모양이 아닌
꽤나 수상한 점
네가 태어나자마자 그 점을 처음 봤을 때
아빠는 사실 많이 놀랄 수밖에 없었어
이게 그냥 점이 아닐까 봐
널 아프게 하는 무엇일까 봐
너무 걱정했었거든
시간이 흘러 100일이 지나서야
제대로 된 검진이라는 걸 받을 수 있었어
그때 대학병원이라는 곳을
아빠도 태어나서 처음 갔었지
대학병원은 상급 의료 기관이라서
그 이전 단계의 병원을 거쳐야만 갈 수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게 되었고.
그래서인지 너의 첫 검진 전에
아빠는 많이 긴장했었어
검진은 물론 검진의 사전 단계부터
이렇게나 엄중한 곳인데
혹 네가 이곳에서 어떤 의료 행위를 받는다면
그건 또 얼마나 엄격하고 무거운 일일까 싶어서
수개월 전에 예약했음에도
거진 1시간을 기다려서 겨우 겨우 들어간 진료실
의사는 말했어
“
점입니다.
두 겹의 다른 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점의 깊이가 달라서 그런 것이고
눈가 옆에 있기 때문에
눈 변형을 고려해서 여러 번 나눠서
수술을 진행하면 됩니다
“
점이었어
크기만 클 뿐
모양만 일반적이지 않을 뿐
그냥 점이라는 거지
점이다라는 진단 뒤의 얘기들은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마음속으로 다행이다 다행이다만
되뇌었던 아빠였던 것 같아
네가 지금 아프지 않고
앞으로도 아프지 않을 거라니까
그거면 된 거였으니까
그렇게 처음으로 안심했고
이후 다른 병원들에서
두 차례 더 같은 진단을 받고 나서야
아주 안심했던 기억이 나
그 때부터였을거야
아빠와 엄마가
네 점에 마음을 주기 시작했던 건
애써 외면하지 않으니
자세히 보게 됐고
그렇게 들여다보니
네 점, 꼭 지도처럼 생겼다는 걸 알게 되었어
그것도 남미 지도를 꼭 닮은
그런 모양이었지
그 때부터 우린 널 한동안
김남미라는 별명으로 부르며 좋아했어
남미 지도의 점이자
남다른 미를 갖고 태어난
너라는 생각에.
그 시절의 김남미를
이 글을 읽는 너는 아마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평생 엄마와 아빠는
그 시간을 이렇게 기억하게 될 것 같아
남다른 미를 갖고 태어난 네 덕분에
세상엔 남다른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된 시간
그리고
우리의 삶에 어떤 선택지가 있다면
어떤 순간엔 꼭 그 아이들을 위할 수 있는 선택을
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계기
그러니 오늘도 우린 네게 고마울 뿐이야
그런 세상을
그저 스쳐 지나가며 살지 않는
엄마 아빠가 되게 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