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 남다른 미를 갖고 태어난 너였어

by 이다지

네가 태어났을 때

왼쪽 눈 옆에 점이 있었어


크기도 크기였지만

모양도 일반적인 동그란 모양이 아닌

꽤나 수상한 점


네가 태어나자마자 그 점을 처음 봤을 때

아빠는 사실 많이 놀랄 수밖에 없었어


이게 그냥 점이 아닐까 봐

널 아프게 하는 무엇일까 봐

너무 걱정했었거든


시간이 흘러 100일이 지나서야

제대로 된 검진이라는 걸 받을 수 있었어


그때 대학병원이라는 곳을

아빠도 태어나서 처음 갔었지


대학병원은 상급 의료 기관이라서

그 이전 단계의 병원을 거쳐야만 갈 수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게 되었고.


그래서인지 너의 첫 검진 전에

아빠는 많이 긴장했었어


검진은 물론 검진의 사전 단계부터

이렇게나 엄중한 곳인데

혹 네가 이곳에서 어떤 의료 행위를 받는다면

그건 또 얼마나 엄격하고 무거운 일일까 싶어서


수개월 전에 예약했음에도

거진 1시간을 기다려서 겨우 겨우 들어간 진료실


의사는 말했어


점입니다.

두 겹의 다른 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점의 깊이가 달라서 그런 것이고

눈가 옆에 있기 때문에

눈 변형을 고려해서 여러 번 나눠서

수술을 진행하면 됩니다


점이었어

크기만 클 뿐

모양만 일반적이지 않을 뿐

그냥 점이라는 거지


점이다라는 진단 뒤의 얘기들은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마음속으로 다행이다 다행이다만

되뇌었던 아빠였던 것 같아


네가 지금 아프지 않고

앞으로도 아프지 않을 거라니까

그거면 된 거였으니까


그렇게 처음으로 안심했고

이후 다른 병원들에서

두 차례 더 같은 진단을 받고 나서야

아주 안심했던 기억이 나


그 때부터였을거야

아빠와 엄마가

네 점에 마음을 주기 시작했던 건


애써 외면하지 않으니

자세히 보게 됐고

그렇게 들여다보니

네 점, 꼭 지도처럼 생겼다는 걸 알게 되었어

그것도 남미 지도를 꼭 닮은

그런 모양이었지


그 때부터 우린 널 한동안

김남미라는 별명으로 부르며 좋아했어


남미 지도의 점이자

남다른 미를 갖고 태어난

너라는 생각에.


그 시절의 김남미를

이 글을 읽는 너는 아마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평생 엄마와 아빠는

그 시간을 이렇게 기억하게 될 것 같아


남다른 미를 갖고 태어난 네 덕분에

세상엔 남다른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된 시간


그리고


우리의 삶에 어떤 선택지가 있다면

어떤 순간엔 꼭 그 아이들을 위할 수 있는 선택을

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계기


그러니 오늘도 우린 네게 고마울 뿐이야


그런 세상을

그저 스쳐 지나가며 살지 않는

엄마 아빠가 되게 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