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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Apr 26. 2023

천재들, 개 부러움

끄적끄적

찰스 디킨스의 첫 장편소설인 <픽윅 클럽 여행기>를 읽었다.

작가의 첫 작품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에야 번역 출간되었다.

작가 나이 만 25세에 발표된 이 작품을 읽다 보면

작가는 "찐천재다!", 인정하게 된다.


천재들이 정말 부럽다고 제목을 붙였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타고난 천재적인 재능에 더해서

올바르고 착한 가치관을 가졌고,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되며.

마음속 갈등과 게으름을 극복할 수 있는 강인한 의지가 있고,

발길을 가로막는 현실적인 장애물까지 가뿐히 건너뛸 수 있는 든든한 배포까지 겸비한 '천재'가 부럽다는 뜻이다.

찰스 디킨스 같은 작가 말이다.



소설 분량이 엄청나고 때때로 지루한 부분이 있지만

이 소설에는 차후 작가의 작품 방향이 충분히 드러나 있다.

인간사에 관한 관찰력이라든가,

세계의 전분야를 망라하는 호기심과 지식,

세상사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이를 쉽게 전달하는 익살스러운 표현.

스케치를 그리듯 인간의 언행을 샅샅이 채집하고,

신분을 넘어선 인간적인 우정이거나 

엉뚱하면서 자애로운 중년의 독신남.

하나하나 흩뿌려진 단편적인 일화가 어느 순간 실에 꿰어지면서 큰 그림을 드러낸다거나 하는.

무엇보다 본분을 잊은 권력층과 법조계의 어이없는 행태에 대한 분노와 비판이 그렇다.


지적인 능력으로 인간사를 파악하고,

인간적인 온정으로 세상의 슬픔을 감싸 안으면서.

강단 있는 체력으로 세상에 대한 자신의 이해와 생각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었다.

문학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책무를 떠맡고,

자신의 역량이 세상에 도움이 되게 하겠다는 순수한 의지가 보인다.

이중 어느 하나라도 모자랐으면 지금과 같은 작가 찰스 디킨스가 아니라 다른 의미로 문학사에 남았겠지.



책을 즐겨 읽는 사람으로서 이런 순간이 참 좋다.

누군가의 착하고 순수한 천재성을 느낀다는 것.

그리고 그 천재가 일러주는 방향을 바라보면서

천재가 알아내고, 느끼고, 감동받아 울컥했던 그 순간을 공감한다는 기쁨.


책은 천재들의 내면을 보여준다.

착한 사람의 모든 언행이 다 착한 것이 아니듯,

천재의 모든 책이 다 천재적인 것은 아니겠으나.

천재만이 통찰하는 부분은 확실히 있다.

땡큐^^

정말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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