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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Apr 22. 2023

횡재의 맛?

끄적끄적

현금이 남으면 제로페이나 지역화폐를 사둔다.

서울페이는 구매 기회를 잡기가 어려워져서 이제는 거의 포기했고,

제로페이도 당분간 판매가 중단되었다.

대신 약간의 할인으로 브랜드 상품권을 판매한다.

언젠가는 겠다, 싶은 브랜드나 지역화폐를 사두고는 당장 쓸 일은 없으니 잊어버렸다.

또는 남은 액수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어느 심심한 밤에 휴대폰을 뒤적이다가

앗, 이것도 있었어?

, 하는 제로페이를 발견하고는 마치 공짜인 양 기뻐지는 것이다.



그래서 막 써버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가게들을 한 바퀴 돌면서 세일하지 않는 기초 화장품도 팡팡 사버리고,

공정무역 차와 초콜릿도 몇 개 샀으며.

케이크도 두 쪽,

전기구이 통닭도 한 마리 집었다.

분명히 내 돈 내고 내가 산 제로페이로 결제하는 건데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선물하는 기분이고.

고가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서 할인받은 총액은 얼마 되지 않는데.

지역화폐나 할인되는 브랜드 상품권을 쓸 때는 왠지 호기스러워지고,

물건 가격에 덜 민감해진다.

그렇다고 필요 없는 물건을 쓸데없이 사는 건 아니니,

기분이 좋다는 정도이지 낭비는 아니다.


하여간 틈틈이 사둔 제로페이와 서울페이, 브랜드 상품권으로 결제하니 다음 달 카드값에 추가되는 것 없이 필요한 물건이 내 손에 들어와 기분이 좋고.

썰렁한 가게 매출을 올려주어 그것도 다행이며.

한동안 기초화장품이 해결되었으며,

전기구이 통닭은 맛있고,

달달한 케이크도 행복했다.

이거이 횡재의 맛인가?



서민들이 소소하게 횡재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제발 지역화폐를 계속 발행해 주시기를.

특히 날로 개악되는 서울페이의 원상복구가 시급합니다.


물가는 오르고 수입은 줄어서들 아우성인데

빈 아파트 수 천 채 사주느라 버릴 돈이면

시민들을 위해 훨씬 요긴하게 사용할 부분이 많을 텐데 말입니다.


아휴,

하여간 맘에 안 들어.

죄다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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