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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Jun 14. 2023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유족의 절규

끄적끄적

세월호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아들 잃은 어머니 한 분 말씀하시길,

자식 키우면서 내가 바란 건 없었어요.

다만 나 늙으면 다 큰 아들이 한 번씩 찾아와,

엄마, 하면서 현관 열고 들어오겠지, 하는 상상은 했어요.

이젠 그것도 바랄 수가 없게 됐네요, 하며 울먹이셨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고 몇 년 뒤 용산역에서 수학여행길에 오르는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마주쳤을 때,

울컥, 몸이 떨리면서 저렇게 예쁜 아이들이 인생의 본선에 오르기도 전에 억울하게 죽어갔구나.

그 비극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서울 도서관에 가끔 간다.

도서관 바로 옆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이 있다.

도서관에 갈 때마다 잠깐씩 희생자들과 유족의 슬픔을 어루만져 주세요, 하는 기도를 드린다.

지난주에는 영정 앞에서 어느 어머니가 꺽꺽 울부짖고 계셨다.

차라리 미쳐버렸으면 좋겠어,

그런데 미치지도 않아,

매일매일 너무 괴로워, 너무 힘들어...

비명처럼,

숨이 조이는 듯 한 마디, 한 마디씩 끊어서 간신히 토해내시는데.

너무 죄송해서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그곳을 떠났다.



책임지는 책임자는 없고 기본적인 공감 능력조차 상실한 사이코패스들이 날뛴다.

지난 시대의 엘리트 교육의 실상을 목격하는 중이다.

그들의 자식들 또한 부모 못지않더라.

이제 우리나라는 앞날도 기대되지 않는다.


선진국에 들어섰다고 으쓱한 지가 바로 엊그제인데,

불과 1년 남짓 한 사이에 급전직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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