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열어 빗소리 듣고.
난방 켜서 방바닥에 온기를 넣어
외출하지 않고 집안에서 뜨끈한 국물 음식 해 먹는 비 내리는 날의 낭만은 좋지만.
비가 연일 계속되면 여러모로 힘들어진다.
지독한 습기가 사람 기력을 빼앗아가는 느낌이랄까.
빗속에 걸어 다니기도 번거롭고.
(동네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베이글 전문점에 베이글도 사러 가고 싶은데 말입니다.)
다 말려놓은 빨래는 눅눅하며.
뽀송뽀송하게 제습기를 돌려놓아도 창문을 열면 금세 습기가 집안으로 밀려들어 온다.
벽과 바닥도 눅눅하니,
화장실 물기는 마르지 않고요.
마른걸레로 방바닥을 싸악 닦고.
설거지 한 그릇들은 물기를 털어내어 얼른 마른행주로 물기를 없애고.
용무가 끝나면 화장실이나 싱크대 주변 물기를 제거해야 한다.
물기가 남으면 금방 곰팡이가 생기므로
물 쓰는 곳에는 특히나 주의를 기울여야지.
작은 온풍기를 켜서 제습기가 닿지 않는 집안 구석구석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다.
온풍기를 끄는 즉시 습기가 밀려들겠지만요.
내가 몸을 써서 무엇이든 해야 집이 쾌적할 수 있다.
(단독주택이라면 몇 배의 노고가 소요됨.)
여름에는 더위와 습기와의 대결이고.
겨울에는 밀려드는 추위와의 전쟁이며.
청소와 정리정돈.
이 작은 보금자리를 지키는데 들어가는 수고가 인생의 얼마만치나 차지하는지.
비용은 상수고요.
이것이 인생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