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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생활 중 고민거리

고기 없는 월요일

by 기차는 달려가고

지구 환경에 폐를 덜 끼치겠다고 친환경적 생활 방식을 공부하면서 가급적 실행하려는데.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쉽지는 않다.

첫째는 옳은 것은 알고 그래서 실천하려 마음먹지만,

몸에 익은 나쁜 버릇과 자본주의적 욕심을 버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고.

둘째는 구체적인 실행에 있어 총체적으로 어느 쪽이 환경에 덜 나쁜가, 하는 계산이 알쏭달쏭한 부분이다.

선택의 기로에서 경우에 따라 굳이 환경을 택하기도 하고

편리를 따르기도 하는데.


냉난방, 비행기 이용, 멋이냐 쓰레기냐 하는 옷과 신발 같은 소비 문제에 더해.

숯불 바비큐의 낭만이냐 탄소 배출이냐,

자가용의 편리함이냐 환경이냐,

과다한 포장재문제는 알맹이 제품을 사려고 일부러 이동해야 하는 문제를 떠올리고.

또 친환경적인 생활 방식은 대체로 비용이 더 든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언제나 일회용은 나쁘고 재활용이 유익한가, 같은 문제는,

총체적으로 또 최종적으로 따져서 어느 편이 지구환경에 피해를 덜 입히는가, 하는 점인데 그 계산이 쉽지 않다.

비닐봉지는 분해되는데 수백 년이 걸리는 악성 쓰레기이기에 종이봉투를 사용하자지만.

원료, 제작부터 운송, 분리수거되어 재활용장에 도착하기까지 에너지 사용량과 그래서 동반되는 탄소 배출량까지 계산한다면,

무게가 가볍고 부피가 작은 비닐봉지가 종이봉투보다 얼마나 더 나쁜 걸까, 궁금해진다.

아기 기저귀도 헝겊으로 만들어 재사용을 하는 편이 환경에 좋겠지만,

일일이 기저귀를 빨고 말리는데 들어가는 노동력과 시간과 세제와 에너지와 물 소비량까지 계산하여,

어느 쪽이 얼마나 더 나쁜 건지 따져볼 필요는 있다.

휴지냐 손수건이냐도 비슷한 문제.


예전에 되도록 친환경적인 방식을 실천하는 단체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식사는 구성원들이 순번을 정해 스스로 준비하고,

밥 먹은 사람이 식당을 나서기 전 세제나 뜨거운 물 없이 사용한 그릇을 직접 씻는 방식이었는데.

따로 빨지 않은 듯한 아크릴 수세미의 찐덕찐덕한 감촉과 미끌거리는 접시의 불쾌한 감촉이 오래도록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았다.

빨래와 설거지에 유난스러운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식.

이렇게 취향이나 기분까지 고려하면 계산은 정말 복잡해진다.


나는 집에서 되도록 일회용품 대신 재사용이 가능한 도구를 사용하지만.

외부에서 일어나는 집단적인 행사에 사용하는 일회용품을 모두 일반용품으로 대체하려면,

당장 들어가는 비용에, 보관할 만한 장소와 시설, 관리 문제.

더해서 빨고 씻고 말리는 데 쓰이는 에너지와 시간, 노고, 인원 등 따져봐야 할 문제들이 있고.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제품도,

실제로 친환경의 결과를 얻으려면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생분해 비닐은 햇빛에 노출되어야 분해되는 등 조건을 맞추려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지.

더해서 친환경 마케팅을 모두 믿기도 어렵다는 불신도 분명히 있다.

반면 사용 즉시 쓰레기가 되는 플라스틱 일회용품은 화석연료를 써서 또 옮겨야 하며,

소각을 하면 유해성분이 대기로 퍼질 수 있고

매립하면 영구적인 쓰레기로 지구를 더럽힐 것이다.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은 무엇이든 적게 써야 한다는 점.

쓰레기가 될만한 물품의 소비량을 줄여야 한다.

절제하고 자제하면서 환경에 덜 나쁘게 생활하려 하지만,

탄소 배출 여지를 만들지 않거나 재활용이 불가한 쓰레기를 완전히 금지할 수는 없다.

일일이 환경 가계부를 쓰지는 않더라도

총체적으로 내가 얼마나 많은 탄소와 쓰레기를 배출하고 화석연료를 사용하는지 항상 염두에 두면서,

소비를 줄이고 안 쓸 수 있는 건 쓰지 않는 방향으로 생활 방식을 잡아나가야겠다.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시작,

공부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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