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없는 월요일, 20편, 채소찜, 참치 짜글이
고기 없는 월요일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벌떡 기운차게 일어나 맨손체조라도 하면서 건강하게 아침을 맞이해야겠지만.
오늘도 침대에서 뒹굴거리다 배고파서 일어난다.
어젯밤에 고기 없는 월요일의 밥상을 생각했고.
냉장고에서 시들어가는 채소를 모두 손질해 두었는데.
음, 다른 거 먹을까, 싶기도 했으나.
상하기 전에 채소를 먹어야 하는 사명감으로
냉장고에서 손질한 채소가 든 밀폐용기를 꺼낸다.
깍둑 썰어둔 감자, 단호박, 브로콜리, 당근을 덜어서
찌거나 삶으면 더 맛있겠지만.
손쉽게 먹으려고 도자기 용기에 덜어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채소들은 금세 익어버리고
뜨끈해진 용기를 식탁으로 옮겨서 올리브유 조금 뿌려
채소 조각을 한 알, 한 알 집어먹는다.
심심한 맛이고요,
아침에는 이런 담백하고 싱거운 맛이 좋더라고요.
두유 하나 뜯어 마시고,
포도 반 송이 까먹고요.
아침 끝^^
아침밥이 든든하지는 않았으니 점심에는 밥을 해 먹자.
흑미 몇 알 뿌려서 밥을 짓고요.
참치 짜글이(?)를 만들어 본다.
전에 돼지고기 넣은 짜글이와 비슷한 음식을 처음으로 만들어봤는데 밥에 비벼먹기에 괜찮았다.
이미 손질해 놓은 양파, 마늘, 애호박, 감자, 고추 같은 채소들을 기름에 볶다가 미리 만들어 둔 양념을 조금씩 섞고.
(양념은 간장, 다진 마늘, 고추장, 고춧가루, 된장, 청주, 후춧가루를 섞었다),
채소와 양념이 잘 어우러지면 끓는 물을 조금 붓고
기름기 짜낸 참치 통조림과 나머지 양념을 넣어 팔팔 끓인다.
국물 빡빡하게 끓인 참치 짜글이는 김이 펄펄 오르는 뜨끈한 밥에 쓱쓱 비벼 먹으니 맛있구나.
기름 바르지 않고 구운 김 싸서 밥 한 술,
약간 매콤한 짜글이에 비벼서 밥 한 숟가락.
배 부르게 먹었다.
오랜만에 국화차 한 주전자 우려서 홀짝홀짝 마시고요.
사과 한 개 깎아서 반쯤 먹고요.
아, 배불러라.
배가 꽉 찼으나 약을 먹어야 하니,
저녁에는 채식만두 몇 알과 아침에 먹고 남은 포도로 해결하렵니다.
그동안 고기 없는 월요일을 보내면서 육식과 부산물을 먹지 않는 대신 수산물을 먹었는데.
아니, 이런!
오늘은 전에 사둔 참치 통조림으로 짜글이를 끓이고
미리 사두었던 김을 먹었지만.
이제 월요일마다 완전히 채식을 하게 되겠네요.
소금은 어쩔 것이며,
멸치, 김, 미역에 내가 좋아하는 게, 새우, 굴은 어쩌라고요!
아, 정말 너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