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내내 참 덥다.
열어놓은 창문으로 뜨거운 열기가 들어온다.
하려고 했던 몇 가지 일은 다음 언젠가로 미뤄지고 잠깐 도서관에 다녀온 외에는 내내 집에 있었다.
오늘은 병원 가야 하는데 최대한 늦추는 중이다.
느릿느릿 밥을 먹으면서 하염없이 유튜브에 시선을 던지다 자리를 옮겨 책을 들었다.
지난주부터 실내복으로 면 원피스 종류를 입고 있었는데
오늘 점심 먹고 나서는 면 티셔츠에 반바지로 바꿔 입었다.
아이 더워라.
장마 끝나면 기능성 재질로 만든 더 짧은 옷으로 바뀌겠지.
아. 그때는 또 얼마나 더울까.
책 몇 권을 동시에 읽고 있는데 그중에 세계사 책이 있다.
인간의 기원부터 수 천 년 세계 역사 중 200 개의 중요한 사건들을 골라,
짧게 설명하는 내용이다.
강력한 권력과 강대한 번영은 언제나 있었고
그 힘으로 주변 국가 또는 사람들을 실컷 괴롭혔으나,
결국은 사라져 버렸다.
기나긴 역사의 흐름에서 볼 때 막강한 권력도 한때일 뿐이다.
하지만 그 권력 하에서 부당한 취급을 받은 사람들에게 권력은 끝이 보이지 않는 영원처럼 느껴졌겠지.
권력은 사라져도 문화는 이어진다.
강대국 하에서 또는 권력의 멸망 후 다른 지역으로 흘러들어 간 문화의 한 가닥이 더 풍부하고 화려하게 발전하면서 면면이 이어지고.
그것들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되었다.
이상기후로 볼 때,
또 현대사회의 극심한 모순과 갈등이 자체적으로 해결 불능 지경이라는 점에서,
인류사의 큰 시대가 끝나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극성스럽게 물질적인 시대가 급격하게 기울고 새로운 가치관과 태도를 지닌 신인류로 재탄생할 때가 되지 않았나?
더운 날 역사책을 읽으면서 보다 나은 세상을 상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