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부모님 병환 문제를 얘기하는 어느 가족의 대화를 지켜본 적이 있었다.
해결책을 찾으려 얘기를 시작했는데 곁에서 지켜본 바,
형제들이 이야기하면 할수록 내용이 산으로 갔다.
서로 감정만 상한 채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지.
또 한 번은 선배 부부의 대화를 지켜본 적이 있었다.
딸과 갈등을 겪는 아내 때문에 남편이 얘기를 꺼냈는데.
몇 마디 얘기가 오가는가 싶더니,
아내 쪽 감정이 울컥해서는 내가 딸보다 못하다는 말이냐며 언성을 높였다.
남편은 그게 아니라, 만 연발하면서 아내의 감정 폭발에 질질 끌려다닐 뿐 도무지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사실 딸과의 문제로 가장 힘들어하는 건 아내였다.
그럼에도 억울하다는 감정이 앞서서 사안의 본질을 이해하려 들지도 않아 보였다.
흔한 일이다.
왜 우리는 사안을 논의하려 대화를 시작해서는 오해와 감정 폭발이라는 수렁에 처박히고 마는 걸까?
자기를 벗어나서 객관적으로, 사실만 파악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사안이 보이고.
사안의 내용을 먼저 파악해야 문제를 개선하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할 수 있다.
하지만 대개들 첫 발자국도 떼지 못하고 언성을 높여 오해를 키운 채 판을 망치고 만다.
내 입장, 내 이익, 내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관계에서 문제의 본질을 얘기하기는 참 어렵다.
또 말하는 방식의 문제도 있다.
시종일관 나 잘난 사람이야, 를 어필하려 들거나.
나는 잘못한 거 없어,라는 단단한 방어벽을 쌓고 있다거나.
절대 손해 볼 수 없지, 하는 피해의식이 앞서거나.
걸핏하면 빈정거리면서 너도 틀렸고, 너도 잘못이고 하며 심판자 위치에서 지적질만 해대면.
핏대 올릴 것 없이 자리를 뜨는 편이 낫다.
뭐가 잘못됐을까?
어디부터 고쳐야 하는 걸까?
일단 바르게 말하는 법,
남의 말 올바로 듣기부터 배우고 익힐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 할 게 너무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