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차는 달려가고 Jul 21. 2024

사랑과 결혼

끄적끄적

제인 오스틴의 문장들을 읽고 있다.

책을 엮은이는 오스틴의 소설 중 주제에 따라 분류한 문단들로 1부를 구성하고.

개인적인 편지에서 고른 문장들로 2부를 구성해 원문과 번역문을 함께 실었다.

다 읽고 나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지금 소감으로는 역시 아무리 인상적인 문장이라 해도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빛을 발하지.

달랑 한두 구절만으로는 의미 전달이 부족하다.


또 새삼 확인하는 점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남녀가 썸을 타면서 서로 애태우다가 결혼에 이르는.

바로 그 부분 까지라는 점이다.

결혼 이후 과연 사랑이 지속됐는지,

더 깊어졌는지,

사랑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도우면서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갔는지,

불행하게도 파국을 맞았는지. -그 이후 부분은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러니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되는 거지,

결혼 이후까지 다룬다면 인간 존재와 인생을 논하는 고뇌에 찬 성찰이 되겠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서로에게 깊이 빠진 남녀가 모든 것을 버리고 함께 했을 때,

그 이후의 이야기까지 다룬다.

남자는 사랑 외에도 사회생활에 대한 갈증이 있고

자신에게 지독하게 집착하는 여자에게 지쳐간다.

여자는 자식도 포기하고 사회적으로도 매장된 상태에서 기댈 곳은 남자의 사랑밖에 없다.

자꾸 남자를 옭아매려들고,

남자의 사랑을 의심하고 시험한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위안이 되기는커녕 피로감만 더해간다.



결혼이든 동거든 이미 결합한 뒤에,

흔한 말로 "사랑의 결실"을 얻은 뒤에도 인생은 계속된다.

부부란 개별적인 존재들이 사회적으로 하나의 단위가 되어 생계를 함께 하면서도 이성적인 애정을 요구하는,

셀 수 없이 이율배반적인 다양한 면면을 갖고 있고.

동시에 서로 간에, 또 서로의 앞에 놓인 수많은 의무와 장애물을 극복해 가는 과정이다.

사랑이라는 낭만적인 감정은 남녀의 관계를 이루어주는 하나의 매개체일 뿐,

결혼 이후에는 다른 단계에 들어서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키높이 구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