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집을 지으려면 토대를 잘 잡아야 한다.
땅을 고르고, 바닥을 다지고, 기둥을 세워서,
우리의 삶을 담아줄 튼튼한 구조물이 올라가도 흔들리지 않도록 단단한 반석을 조성해야 한다.
생활도 마찬가지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먹고, 입고, 집안을 치우는 기본적인 행위를 중요하게 여긴다.
필수적인 기본 생활이 건강하고 튼튼해야 그 바탕 위에 삶의 의미를 구축할 수 있겠지?. 하는 믿음이다.
어른으로 살아가면서 생활의 기본을 탄탄하게 꾸려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 깨닫는다.
먹을 것이 떨어지지 않도록 살피고 사들이고.
그것들이 버려지지 않도록 요리하고 먹어치우며.
먹고 나서는 얼른 식탁을 정리하고 설거지하고,
도구들이 제자리를 잡도록 마무리까지-
쉬운 일이 아니다.
여름이라 빨래거리가 특히 많이 나온다.
제때에 세탁기를 돌리고, 말려서, 손바닥으로 빨래를 싹싹 펴서 반듯하게 접어 차곡차곡 정리하기까지-
그냥 되는 일이 아니다.
일일이 신경 쓰고 시간을 할애하며 몸을 움직여야 되는 일이다.
청소도 마찬가지.
눈에 보이는 대로 치우고 닦고 버려야 한다.
특히 고온다습 여름에는 물을 쓰는 부엌, 화장실, 욕실 청소가 쉽지 않다.
냉큼 냉큼 청소하고 빨래하며 쓰레기를 버리고 정리정돈을 해야 집이 깔끔하게 유지된다.
그렇게 버린 이 쓰레기들이 어디로 갈까, 행방을 생각할 때가 있다.
내 눈앞에서 사라졌을 뿐, 다른 누구의 손을 거치고 거치면서 처리는 되겠지만,
그래도 지구 위에 흔적은 남기리라.
쓰레기를 되도록 적게 만들어야 하는데요.
기본적인 생활을 잘하는 것만 해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고.
그것이 제대로 안 되면 생활이 삐걱거린다.
기본생활은 엉망진창인 채로 화려하게 차리고 나와 큰소리 뻥뻥 치는 성공한 분들이 많지만.
어쩌면 생활의 기본에 들어가는 노력을 사회적인 성공으로 돌려서 출세도 하고 재물을 이루는 사례가 훨씬 더 많은 건 알지만.
나는 나의 적은 에너지를 생활의 기본을 튼튼히 하는데 쓰기로 했으니.
그래야 마음이 편하거든.
저녁을 만들려는데 대파가 없다.
고거 하나 사러 나가야 할지,
파 없이 어딘가 모자란 음식을 만들지 궁리 중.
기본을 하기에도 벅차다는 사실을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