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돌아가셨다...
오래전부터 건강이 안 좋으시다고 했지만,
그래도 잘 견디시길래,
꼿꼿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래오래 계실 줄 알았나 보다.
쓰러지셨다 해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지만.
이번에도 다시 일어나실 줄 알았다.
박정희 시대,
그 엄혹하던 시기에 학생운동을 하다가 크게 어려움을 겪으시던 시절에.
지금 내 기억으로는 잡지 <뿌리 깊은 나무>였지, 싶은데.
관악구에서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 이로 소개된 선생님의 글을 읽었었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은데,
이름 석 자와, 서점이 내 기억에 남았다.
이후 그 이름은 민주화 운동의 굴곡마다 등장했고.
민주계열이 정권을 잡은 이후에는 민주세력의 구심점으로 카랑카랑하게 그 자리를 지켜오셨다.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정치판에서,
모든 역경을 견디면서 자신의 소신을 지키고 실천한 자가 몇이나 되나.
한결같은 자세로 이 나라 정의와 민주주의에 헌신하셔서.
저분 판단이라면 믿을 수 있다, 는 단단한 신뢰감을 가질 수 있었지.
쉬지 않고 해내신 일이 정말 많아서 나보다 한참 어른이라는 존경심이 우러나는데.
나이로는 10년도 차이 나지 않는다.
(존경하면 다 어른)
예전, 마흔 살 언저리에 토론 프로그램을 보다가 너무나 똑똑하고 입장이 확실해서,
저분은 나보다 나이가 한참 많겠지, 하고 감탄했던 유시민 씨는 아이코, 나보다 겨우 한 살 위라니.
그러니까 물리적인 나이는,
그 사람이 살아가는 농도를 표시하는 게 아니다.
치열하게 사셨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만큼 오기까지, 크고 옳은 역할을 하셨어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세요.
이승에서 못한 놀면, 쉬면 하시면서.
대한민국이 이해찬 부르는 소리는 모르는 척하시는 겁니다.
검은색 코트를 꺼내야겠다.
아, 그나저나 누가 이 분의 역할을 이어받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