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몇 번 간 식당이 있다.
한 댓 평이나 될까, 대학생 원룸만 한 넓이다.
기다란 내부는 부엌이 더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손님들은 부엌과 손님 공간을 가르는 길쭉한 바, 작은 의자에 혼자 앉아 밥을 먹는다.
의자는 대여섯 개 남짓.
출입문 바로 앞에는 로또 코너가 자리 잡고 있다.
혼자 동분서주, 여주인은 음식을 하다가 로또를 팔다가, 왔다 갔다 하신다.
메뉴는 제육볶음과 된장찌개 백반, 딱 두 가지다.
처음에는 가게 유리면에 붙은 그 단출한 식단을 보고 들어갔었다.
들어가 보니 가게 안이 참 깔끔했다.
군더더기 없고, 흐트러짐 없는 정리정돈 완전체.
부엌의 그릇들은 반짝반짝 윤이 나고,
조리도구들은 가지런히 걸려있다.
음식 재료는 1인분씩 나뉘어 반찬통에 담겨 있어서,
손님이 주문하면 그때 요리를 시작한다.
곱게 나이 드신 초로의 여주인과 깔끔한 부엌을 얘기하면서,
에고 이게 다 성격이에요, 성격.
그러면서 마주 보고 웃었다.
늘 끄트머리 자리, 구석 자리에 앉는 나는
그날도 텅 빈 식당 끝자리에 앉아 제육볶음을 먹고 있었다.
문 여는 소리가 들리고 내 음식을 조리한 프라이팬을 씻던 여주인이 출입구 쪽으로 몸을 돌렸다.
남자 말소리가 들렸다.
여주인과 잘 아는 사인가 보았다.
"이거 당첨 안 되면 큰일 나요.
여태까지는 카드로 막았는데 이젠 방법이 없네.
이달 말까지 내야 할 돈이 얼만데..."
깊은 한숨을 남기고 손님은 나갔다.
틀어놓은 TV에서는 옥신각신, 주네마네 하는 재난지원금 소식을 전한다.
설거지를 마친 여주인은 혼잣말인 듯 홀 쪽으로 화면이 있는 TV에 시선을 돌리면서,
"재난지원금은 제때 줘야 효과가 있지, 사람들 다 죽은 다음에 부조하겠다는 거야 뭐야."
끄덕끄덕, 동의의 뜻을 보였더니,
"이그, 저기 앉아서 누구는 주지 마라, 어쩌라, 떠들면서 세월 보내는 사람들은 다 지 배가 불러서 그래요."
내가 종종 들여다보는 블로그 중에 해외에 있는 분들도 있다.
귀국 비행기에 마음이 들썩였지만 현지에서 코로나 19 상황을 견디는 분들이 계신다.
대부분 열악한 경제 상황에 더 열악한 의료 환경의 나라들이다.
(하긴 지금 우리나라보다 나은 의료 환경 국가가 어디 있으랴?)
그분들은 현지의 빈곤층이 코로나 19 상황에서 겪는 고통스러운 생활에 안타까움을 표현한다.
정부가 손을 못쓰고 있는 사람들을 현지인들은 개인적으로도 돕고.
모금을 해서 식료품을 나누는 캠페인도 있다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형편.
세금도 안 내면서 비용만 축낸다고 가난은 민폐!
라는 시선도 있지만.
밑장을 빼버리면 그 구조물은 와르르 무너진다.
불필요하다는 빈곤층의 저임금 노동과 빈약한 소비에 기대어 기업들은 재화를 벌어들인다.
돌고 돌아서 돈이라는데,
정부에서 투입하는 재정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하게 지원되어,
그 돈이 돌고 돌아 우리나라 모든 곳에 재정 순환이 원활하게 움직이면 좋겠다.
언제까지 어려운 시간이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훗날 "우리는 서로 도우면서 그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되었다, "
자랑스럽게 회고하기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