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니지만 한동안 여러 커뮤니티의 자유게시판들을 꽤나 열심히 들여다본 적이 있었다.
익명의 자리에서 사람들은 쉽게 허세를 부리거나 위선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는 반면,
의외로 속마음을 생생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체면 뒤에 숨어있던 질투심, 선망, 시기심과 열등감 같은 유치한 감정을 거리낌 없이 터뜨리는 것이다.
(얼굴 내놓고 그런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도 의외로 많기는 하더라.)
그렇게 보이는 적나라한 인간 심리가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인간성에 대해 비관적인 관점을 키우기는 하지만.
커뮤니티에서는 종종 의견이 갈린다.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다른 의견도 인정하는 여유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때도 있지만.
때로는 날 선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살벌한 공방이 오가기도 한다.
정치나 사회적 사안에 대해서는 논쟁이 되는 특정 사안이 해결되면,
기본적인 입장이야 바뀌지 않겠지만 일단 논쟁은 끝을 맺는다.
하지만 거의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잠겼다, 하면서
상시적으로 자리 잡은 이슈가 몇 가지 있더라.
지금 언뜻 떠오른 그런 주제들은 다음과 같다.
* 기혼 : 미혼
* 키 큰 여자 : 키 작은 여자
* 집주인 : 세입자
* 단독주택 : 아파트
* 저층 : 고층
* 남향 : 다른 향
* 판상형 : 타워형
* 신축 : 구축
* 장남 : 차남(주로 며느리들이)
* 서울: 지방
* 직장인: 자영업
자기가 처한 입장에 따라 의견이 다를 것이고,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입장이 달라진 것도 있겠지.
또 누구나 자신을 방어할 권리는 있다.
자신의 삶을 무시하거나 가치관에 도전한다면 방어할 수는 있다.
나도 단지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쓸데없는 타인의 참견을 많이 받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느물 느물 해져서.
그까이꺼, 또는 그 사람 입장에서는 결혼이 굉장히 중요한 가치인가 보네,
정도로 넘길 수 있게 되었다.
덧붙여서 논쟁이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서 감히 반대 의견을 소리 낼 수 없는 주제도 있다.
이를테면,
* 시댁 : 친정
* 며느리 : 시누이
* 시어머니 : 며느리
ㅋ, 친정 압승,
며느리 절대 선.
시누이 깨갱
그래도 웃음 지을 수 있는 건,
그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인간성 중에는 사람들이 가진 따듯한 마음, 선량함, 인간사에 대한 공감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좋은 면은 키우고 부정적인 성향은 줄일 수 있는 사회적인 캠페인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