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코로나 19로 시작해서 창밖의 화사한 봄을 집안에서 맞아야 했다.
정부와 방역당국이 혼신의 힘을 다해 미친 듯이 날뛰는 바이러스를 그럭저럭 잡나 했는데.
여름이 되니 폭우와 홍수가 자연의 존재감을 거세게 과시했다.
두 달 가까이 줄기차게 내리는 비에 시달려 심신이 지쳤는데.
비가 좀 그치나 싶으니 이번에는 광장으로 튀어나온 좀비들의 광란으로,
대한민국에서는 소멸 중이던 코로나 19 가 흐흐, 음침한 미소를 흘리며 소생했다.
호흡기 기저질환이 있는 나는 병원에만 갔다가 얼른 집에 돌아와 히키코모리 모드로 들어간다.
인내한 보람도 없이 다시 재난 상황.
경제는 곤두박질.
지칠 대로 지쳤을 정부와 방역당국의 어깨에는 또 얼마나 무거운 짐이 지워질 것이며.
우리들은 다시 불안과 우울로 깊이 가라앉겠지.
외출이 어려워진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모인다.
나이도, 성별도, 사는 지역도, 하는 일도, 취향도 제각각이지만.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입장할 수 있는 인터넷 세상에서 우리는,
서로 격의 없이 생각을 나누고.
나와 비슷한 의견에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을 표시한다.
조금 나아질라나 싶었는데 다시 손님이 끊긴 자영업자.
거래처가 계약을 취소해 처리가 난감한 사업자.
펄펄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은 집에 갇히고,
취준생에게 취업 문은 열리지 않는다.
맙소사.
앞이 캄캄하다규!
그래도 누군가는 우리들을 위해 아름다운 음악을 골라 올려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다정하게 별자리 운세를 번역해 올리겠지.
매일 같은 시간에 우리의 간절한 마음을 모아 세상의 평화와 사람들의 안녕을 기도하자고 제안한 어느 누가 있고.
생계 문제로 걱정하는 누군가가 토로하는 절망과 좌절의 글에,
이 또한 지나가리니.
우리 어떻게든 살아서 버텨봅시다,
다른 누가 동병상련의 공감 댓글을 달아주겠다.
인터넷 세상은 이제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인터넷에서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나고.
랜선으로 솔직하게 나의 고민을 드러낸다.
내가 발신하는 작은 소리는 멀리 있는 다른 이에게까지 닿아서.
나의 마음과 너의 마음이 만난다.
신기하지요?
여러 모로 신기한 세상입니다.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도 못 하면서 과다한 업무와 깊은 고민에 치이고 계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분들.
방역당국 여러분.
관련 의료진들.
모두 모두 존경합니다.
건강 해치지 말고 잘 버티셔서 반드시 살아생전에 두 배, 세 배, 열 배.
꼭 복을 챙겨 받으시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