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여행할까?

by 기차는 달려가고

열풍이 거셌던 해외여행이 한동안은 쉽지 않아 보인다.

상황이 좀 나아지면 국내여행부터 살살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우리나라 안에서 비용 크게 들이지 않고도 갈 만한 곳은 많다.

이참에 특정 시기, 몇몇 지역에만 사람들이 몰리는 여행 행태를 바꾸어보면 어떨까.

개개인의 여행도 그 장소와 방법의 폭을 넓히면 좋겠다.



여행 떠나자, 마음먹고 검색에 들어가면.

여기저기, 사방에서 이리로 놀러 오라고 두 팔 벌려 환영하는 것 같다.

정보의 홍수.

여기도 좋아 보이고, 저기도 끌린다.

우왕좌왕, 어디로 가지?


어디를 가는 것도 중요한데,

어떻게 여행을 할지 먼저 여행의 방향을 세우도록 하자.

이를테면 이동 수단.

즉, 도보라든가 자전거 여행이라거나.

아니면 시내버스만 갈아타면서 뚝 떨어진 다른 도시까지 가보는 모험을 해본다거나.

또는 정해진 기간 실컷 탑승할 수 있는 기차나 고속버스 패스를 사용한다든지.

비행기로 이동하여 전국의 공항을 다 경험해 보겠다는 포부를 가져도 재미있겠다.

그렇게 교통수단을 우선으로 하는 여행을 계획할 수도 있겠지.



취미가 미식이라서 전국의 맛집과 지역 특산주를 찾아다닐 수도 있고.

등산, 낚시, 사진, 스쿠버 같은 취미를 겸하여서 행선지를 고를 수도 있다.

철덕들은 기관차와 객차 모델을 따져가며 기차를 타보겠고.

사라져 가는 급수탑 또는 간이역에서 카메라의 포커스를 맞추겠지.

등대를, 오일장을, 멋진 석양과 해돋이를.

또는 강과 들판을 찾아 길을 나서는 여행자도 있겠고.

근사한 경관을 가진 호텔만 찾아다니면서 푹,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한 오 년 잡고 우리나라의 섬들을 다 돌아보겠다, 는 포부로 인생의 한 시기를 보낼 수도 있겠지.


지자체마다 둘레길을 만들었다.

가파른 산이 벅차면 둘레둘레 길만 걸어도 좋다.

우리나라 안에는 성곽이나 산성도 의외로 많고 복원된 곳이 꽤 있다.

거기에 더해 고건축물과 유적들을 찾아서.

혹은 역사나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다니면서 더불어 시대와 문학을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마음이 심란한 한 때,

전국의 큰절을 찾아다니며 간절하게 치성을 드리는 것도 의미 있겠지.

한 세기를 넘긴, 신도들이 직접 벽돌을 찍어 건물을 올린 성당을 찾아보는 것도 꽤나 흥미롭다.

전국적으로 박물관, 미술관도 상당수가 있다.

나주에 있는 마한의 고분군과 나주박물관을 함께 둘러본 답사도 나는 참 좋았다.

학자가 쓴 책을 들고 책의 내용을 따라 각지를 다녀보는 방식도 권할 만하다.



나는 삼 년 정도 예정으로 국내의 수목원들을 돌아다니고 싶다.

왜, 우리 자랄 때는 수목원이 없었을까.

(내가 몰랐을 뿐, 있었을 텐데.)

진작에 수목원 좋은 걸 알았더라면 수목원에서 일할 수 있는 공부를 찾았을지도 모른다.


각자 취향에 맞는 여행 주제를 찾아 목적을 세워 여행을 다녀보라, 권하고 싶다.

두어 개 방식을 조합해도 좋겠다.

그러면 여행이 흘러가고 지나가버리는 일회성 추억으로 끝나지 않고,

삶에 활력을 주는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일정한 목표를 갖고 무언가를 추구하는 공부의 길이 될 수도 있겠지.

잘 알게 되면 더 재미있다.



여행지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니 꼭 서점이나 도서관과 친하도록 하시고.

배낭과 의욕을 갖춰서 일단 출발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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