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평화롭다, 고 느꼈다.
별다른 건 없었다.
태블릿에서는 오르골이 연주하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낮게 흘러나오고.
차를 마시려고 보글보글 물을 끓이는 중이었다.
좀 전에 이른 저녁을 배불리 먹었고.
방금 글 하나를 브런치에 올렸다.
그뿐이었다.
몸이 좋지 않아 외출을 하지 않았다.
머리가 좀 아팠다.
거의 매일 받는 물리치료를 가지 않아 팔이 계속 떨리면서 통증이 있었다.
그럼에도 마음은 지극히 차분하고 편안하다.
코로나 19 확진자를 알리는 재난문자들이 계속 찌르르 휴대폰을 울린다.
세상은 최대한 시끄럽다.
살아가는 나날, 고군분투에 지치는 사람들.
지겹게 기승을 부리는 전염병은 그렇게 기운이 빠져버린 사람들을 이리저리 발로 차는 형국이다.
내 사정이라고 별다를 리가.
그럼에도,
세파에 휘둘리지 않고.
세상 소란스러움 한가운데에서,
몸은 개운치 않은데.
나는 아늑한 평화를 느낀다.
이 순간을 누리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