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라면,
가급적 택시는 타지 않으려 한다.
짐이 있거나 시간이 급하면 타야 할 경우가 생긴다.
자동차를 처분하고 어머니와 다닐 때는 택시를 탈 수밖에 없었다.
좋은 기사분도 있고.
대부분 통상적인 우리의 이웃들이었지만.
간혹 불쾌한 경우가 있다.
그런 불쾌함이 쌓여서 내게 택시를 피하자, 는 선입견이 생긴 것 같다.
아무 말이나 쉴 새 없이 쏟아내는 분들이 있다.
작은 공간에 난생처음 보는 두 사람이 있으니 어색한 분위기에,
날씨나 교통 상황 같은 무미건조한 이야기는 나눈다.
그 정도에서 그치면 좋지.
관심도 없고, 쓸 데도 없는 온갖 이야기를 떠든다.
아, 싫어.
자신의 분통을 고객에게 터뜨리는 분도 경험했다.
병색이 완연한 어머니를 모시고 대학병원에서 택시를 탔는데,
서울 시장 욕을 어찌나 해대는지.
원, 참.
고객이 편들어주길 바랐나.
매사가 불만인, 울화가 몸에 밴 분들도 있다.
길이 막혀서, 차가 많아서, 고객이 적어서, 수입이 예전 같지 않아서.
화를 내고, 욕을 하고, 불평을 쏟아내고, 퉁명스럽다.
빈차로 서울 시내를 빙빙 돌아다니면서
걸리기만 해라, 내 쌓인 화를 몽땅 풀어버려야지.
그렇게 마음먹었는지.
반면에 조증인가 걱정되는 기사분과 마주친 적도 있었다.
만 원이 안 되는 거리를 가면서 신혼 시절부터 자식이 결혼해서 손주를 보기까지.
살아온 일대기를 폭포처럼 쏟아내더라.
택시에 타서 안녕하세요, 그저 인사했을 뿐인데.
최악은 정치 얘기를 꺼내어 웅변을 토하는 사례다.
이런 경우는 한 번도 예외 없이 구 여권, 현 야권, 극우파였다.
귀가 따갑도록 시달리다가 시간이 빠듯했음에도 길 중간에 내린 적이 있었다.
선거 때는 특히 더 심해진다.
하부조직이 있나, 의심스러웠는데.
한동안 택시 타지 말아야지.
불쾌감이 오래간다.
이런 저급한 선동에 내가 놀아날 또는 동조할 사람으로 보인단 말인가, 에 생각이 미치면 진짜 짜증 만땅이지.
우리나라 서비스직들이 직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을 때가 있다.
공적으로, 일시적으로 마주치는 고객을 자신의 사적인 관계로 오인하는 경우를 겪는다.
슬쩍슬쩍 말도 짧게 하면서.
고객도 마찬가지다.
그런 고객이 입장이 바뀌면 그런 언행을 하겠지.
친밀하게 대하는 것과 내 맘대로 대하는 건 분명히 다른데 말입니다.
사적인 관계와 사무적인 관계를 혼동하지 말자.
어머니 아프실 때 집으로 오는 요양보호사 분과 그런 점이 힘들었다.
익숙해지니까 금방 우리 식구라도 된 듯,
예의는 갖다 버리고 함부로 행동하더라.
본인으로서는 자기의 마음을 안 받아들인다고 섭섭해할지 모르겠지만.
일보다는 떠들 거리를 쏟아내기 위해 출근하는 듯했다.
크고 쉰 목소리로 끊임없이 고함을 치면서 온갖 이야기를 떠들다가.
듣지 않으니 그다음에는 줄곧 전화를 해대더라.
밖에서도 들리는 기차 화통 같은 데시벨로.
어유야!
고문이 따로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