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데도 연속해서 밖에 나갔다가 결국 탈이 났다.
꼭 나가야 할 이유는 없었지만,
봄부터 몇 달, 매일 일정 시간 걸었더니 그게 몸에 익숙해졌나 보았다.
건강이 좋아졌다는 수치 상의 증거는 보이지 않는데 기분으로는 좋아진 느낌이다.
언젠가 코로나가 끝나고 마음껏 여행을 다닐 수 있을 때까지,
체력을 튼튼히 해두겠다고 마음먹었다.
더불어 꾸준히 영어 듣기라도 해 두어야지, 생각은 하는데.
요건 잘 안 됨.
하여간 날이 그렇게 더웠는데도 한창 더울 시간만 피해서 도서관이나 마트나,
뭐 이런 곳을 목표로 한두 시간 걸어 다녔다가 몸이 못 견딘 것이다.
그 덕에 시간표를 흩트리면서 몸이 원하는 대로 따랐다.
먹고, 자고, 씻고, 또 먹고 자고.
그러니 밤에는 늦게까지 깨어있고,
따라서 아침에도 늦게까지 자면서.
찬물과 커피를 피하고 부드럽고 순한 죽을 먹었더니 몸이 훨씬 개운해졌다.
독서가 잘 되지는 않았는데 친환경적인 여행을 소개하는 책을 듬성듬성 읽었다.
비행기의 운항과 여행 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부담이 상당히 크더라.
짧은 시간에, 여러 유명한 관광지를 도장깨기 하듯 바쁘게 돌아다니며,
곳곳마다 사진을 잔뜩 찍고, 소문난 식당이나 카페에 들러 꼭 먹방을 하고야 마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력적인 여행 방식은 탄소 배출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휴가는 짧고, 사실상 섬이어서 해외로 가려면 비행기를 타야 하지.
워낙 의욕이 넘치고 경쟁적인 분위기에서 살아가는지라 여행도 전투적으로 하기는 하지.
우리가.
느릿느릿 다니면서 행동은 살짝 게으르게 하는 편이 지구에도 피해를 덜 끼친단다.
예전에 모두들 하루도 쉬지 않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행군을 하는 단체여행을 다니다가 점차 개인들의 자유여행으로.
또 혼자 혹은 둘이 긴 시간,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면서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식으로 여행 방식에 변화가 있으니,
앞으로 우리의 여행 방식도 바뀌어가겠지.
그 변화에 환경에 대한 깊이 있는 고려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풀어져서 게으르게 보냈더니 이제는 눈에 힘주고 빠릿빠릿하게 살고 싶다.
그나저나 온도와 습도가 좀 떨어져야 활발하게 움직일 텐데,
너무 더워~
고온다습은 우리 몸에 게으름을 요구한다.
휴가철입니다.
몸은 게으르게,
마음은 느긋하게,
푹, 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