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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지로 좋은 이유

마음에 남은 풍경들

by 기차는 달려가고

짧게 여행할 때도 제주도는 좋았지만

열흘 넘게 있어보니 제주도가 가진 여행지로서의 장점이 눈에 보인다.

한때는 비싼 물가로 동남아에 밀리거나,

온통 중국인들이 차지하기도 했지만.

한 달 살기 열풍에서 보듯 여전히 제주도는 우리에게 좋은 여행지이다.



내륙보다 한참 남쪽이라 날씨나 풍경이 색다르다.

서울에 있다 가면 기온 차이가 확 체감되거든.

지형도, 지질도, 자라는 식물도 차이가 있다.

공기도 확실히 깨끗함.


한라산과 오름들.

그리고 바다를 한꺼번에 누릴 수 있다.

시선을 이쪽으로 돌리면 한라산이 보이고 저쪽을 향하면 바다가 있지.

제주도는 숲도 좋고 바다도 좋다.

동서남북을 하루에 다니면서 각기 다른 날씨와 풍광을 볼 수 있는 면적이지만.

한 달을 있어도 제주도를 다 보지 못할 만큼 경치나 문화나 삶이 다양하고 깊이가 있더라.


관광지로 개발된 기간이 길어서 관광 인프라가 탄탄하다.

버스에 관해서는 전에 썼고.

공공 와이파이도 길 찾는 정도는 부족하지 않았다.

숙박이나 구경거리, 레포츠도 상당한 고급부터 대중적인 시설까지.

가격도, 성격도, 대상도 다양한 시설들이 준비되어 있다.

극성수기가 아니면 숙박시설이나 렌터카는 다른 관광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지.

관광객 상대 식당이나 카페는 서울이나 비슷한 가격 수준.

프랜차이즈나 현지 식당도 무척 많다.

대체로 현지 식당은 음식 양이 많더군.

아니 서울 식당 음식 양이 적은 거겠지.


취미가 있다면 골프나 낚시, 다이빙 같은 레포츠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고.

텐트와 침낭을 매단 자전거로 달리는 모습이 심심찮게 보였다.


신제주나 영어교육도시에서는 현대 도시의 편리성이나 소비를 누릴 수도 있고.

조용한 바닷가 항구를 거닐 수도 있나 하면.

중문 같은 본격적인 휴양지도 있고.

미술관 같은 문화시설도 상당하다.

지난 시절을 간직한 한가로운 촌과 포구의 모습도 있다.

그 모든 것이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



나의 적은 경험으로는 일반적으로 제주 분들은 친절하셨고

서울보다는 확실히 느긋한 분위기이다.

예전에 마을에서 바다까지 시선이 열려있던 아름다운 해안선이,

상당 부분 카페나 식당, 숙박시설로 막혀버려서 속상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바다와 산의 조망은 꼭 사유화시키지 말고 공공재로 보존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


호텔이나 빌라에서 비용을 많이 쓰며 호화로운 여행도 할 수 있고.

대중교통과 도미토리 또는 무료 야영장에서 야영하면서 적은 비용으로도 충분히 즐겁게 여행할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에서 일하면서 여행하는 기반도 마련되어 있으니

다른 여행지보다 비용 면에서도 선택의 여지가 많다.

입장료 내는 곳 말고,

걸으면서 풍경만 보아도 전혀 아쉽지 않아.



인생의 한 시절,

수고한 나에게 주는 선물로 한두 달,

한 곳을 길게 여행하면서 보내는 것도 좋겠다.

근로시간을 줄이는 한 가지 방법으로 안식년 또는 안식월 제도를 적극 도입하는 것도 필요할 텐데.

몸도, 마음도 무너지기 전에 추스르자.


우리나라에는 제주도도 좋고,

다른 좋은 곳 많아요!

국내여행도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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