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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Nov 12. 2022

여행 비용

끄적끄적

집순이 입장에서 볼 때 집 밖에 머무르는 시간은 곧 지출이다.

한 번 나갈 때 몰아서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사람으로서, 하루 나갔다 오면 생계비가 움푹 파인 기분.

코로나 이후 도시락을 펼칠 만한 데가 없어져 사 먹어야 하는데,

 밥이  맛없으면 밥값이 아깝다.


하물며 여행 비용이야 뭐.

집 나가면 곧 돈이다.

여행을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가급적 생활의 한 부분으로 실행하고 싶은 입장에서 여행 비용을 생각해 본다.



여행 비용은 크게 다음의 세 항목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교통비 및 입장료

2) 숙박비

3) 식비


이중 식비는 어디 있든 어차피 먹어야 하니까 나는 여행 비용으로 치지 않는다.

집에서 직접 해 먹기보다 비용이 많이 들고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냥 외식을 몰아서 한다고 여긴다.

여행지에서도 혼자 밥을 먹고,

아침, 저녁은 거의 숙소에서 직접 챙겨 먹으며,

무엇보다 대단히 비싼 음식을 먹는 게 아니므로 식비는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여행지에 도착하면 먼저 마트를 찾아 과일과 가벼운 식사 거리를 사둔다.

별미는 평상시에 먹자는 입장.


교통비는 줄이기 힘든 항목이다.

여행과 일상을 구별하는 완전히 별도의 비용.

장기여행이라면 왕복 교통비가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아지겠지만 멀리 갈수록 비용이 높아진다.

그나마 교통비를 아끼려면 불편한 시간대와 좌석을 이용해야 하는데,

몸이 힘들면 여행이 버거워진다.

또 늦은 시간에 출발하는 교통편을 이용하느라 종일 바깥에서 돌아다니며 먹고, 쉬는 지출이 더  수도 있다.


입장료의 경우,

나는 오락을 위해 만들어놓은 시설에는 흥미가 없어서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박물관, 미술관, 수목원과 사찰 정도 들어가는데.

사찰 입장료가 상당히 비싸졌다.

마음에 안 듦.



숙박비는 어디에서 자느냐에 따라 차이가 크다.

휴양을 원하면 고급 숙박업소를 찾겠지만 지금의 나는 구경에 방점이 있으므로.

다니기에 위치 편하고 안전하며 깔끔한 숙소면 된다.

우리나라 경우 시설로 볼 때 서울과 제주도 숙박요금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도 넓고 가격이 낮은 편이다.

방문객이 적은 지역은 마땅한 숙박업소를 찾기가 쉽지 않고 비용이 높아진다.

여행지를 고르다가 적절한 숙소를 찾지 못해 아예 그 지역을 포기한 경우가 여러 번이다.


여행이 길어지면 숙박비용이 높아지는데 그 안에는 전기, 가스, 상하수도 비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집에서 낼 액수가 그만큼은 줄어들겠지.

미미한 금액이지만 말이다.



여행은 시간과 돈의 지출을 전제로 한다.

행사 치르듯 가끔 호사스럽게 여행할 수도 있겠고.

거의 습관처럼 며칠씩 내가 사는 곳 바깥으로 나갈 수도 있다.

이 경우 안락함은 포기하고 평소에도 생활비에서 여행비 항목으로 일정한 액수를 떼어내 모아야겠지.


평소 집에서 잘 먹으면서 편히 지내고,

가끔 여행하는 며칠 동안 감각은 호강하되,

대신 먹고 자는 건 좀 불편하게.

그래야 비용에 압박을 덜 받으면서 즐겁게 여행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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