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콩콩콩

작고 하찮은

by 기차는 달려가고

우리 식생활에서 쌀 다음으로 중요한 곡식이라면 콩이 아닐까?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콩은,

종류가 많아서 쓰임새가 다양하다.

흔히는 쌀과 섞어 밥을 짓거나.

볶아서 심심풀이 간식으로 만들거나.

봄에는 완두콩을 깍지 채로 쪄서는 둘러앉아 알알이 까먹기도 하고.

아예 깍지 채 기름에 볶아먹는 줄기콩도 있다.


콩으로는 콩나물이나 숙주나물을 키워먹고,

내가 좋아하는 청포묵을 만들며.

두부, 유부, 낫또를 만들어낸다.

반짝이는 검은색의 쥐눈이콩은 건강에 특히 좋다 해서 약콩이라 불리고,

호흡기에 유익하다고 알려진, 말려서 껍질 채 달여먹는 작두콩은 내가 종종 끓여 먹는 음료.



콩 중에서 대두는 한반도 동북부가 원산지라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것이다.

메주를 만들어 우리 음식의 뿌리가 되는 고추장, 된장, 간장을 담는다.

우리 한식의 맛을 가능하게 한 근본이지.

자잘한 검정콩으로는 간장과 설탕으로 조려서 콩자반을 만들고.

온갖 곡식이 들어가는 미숫가루에는 반드시 고소한 맛을 내는 콩, 검정콩이 들어가며.

떡과 강정에도 콩은 속과 겉을 장식하면서 그 맛에 큰 몫을 한다.

아, 우리가 팥이라 부르는 콩의 일종,

즉 적두로 만드는 시루떡과 떡에 넣은 팥 앙금은 얼마나 맛있는가.

동짓날 팥죽과 한여름 날의 팥빙수는 계절의 상징이다.

뜨끈한 아랫목 이불속에서 띄운 콤콤한 청국장은 중독되는 그 맛이고.

자잘한 녹두로는 고소한 녹두전을 지져내지.

여름이면 삶은 콩을 갈아 콩국을 들이마신다.


한때 '콩밥'은 감옥살이를 의미하기도 했었다.

또 감옥에서 나오는 날이면 두부를 먹었다지.

가난과 고난의 상징이었던 콩은 이제 유익한 단백질과 영양소의 보고로 건강식의 지위를 얻어냈다.

만세, 만만세!



콩은 동물 사료에도 엄청나게 소비되고,

콩에서 식용유를 짜낸다.

이 세상 어느 지역, 어느 나라에서도 동물을 사육하고,

또 기름을 쓰지 않는 음식이 없으니.

매일매일 어마어마한 양의 콩이 지구상에서 소비될 것이다.

그러니 싸게, 더 많은 콩을 얻으려는 의도에서 과학과 인공의 손길이 더하여,

콩은 유전자 조작 논란이 가장 많은 곡식이다.

도저히 자연에서는 나타날 수 없는 새로운 종을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다.

콩 재배 면적의 상당 부분이 유전자조작 콩이라고 한다.

그 작물의 재배는 우리나라에서 금지되고 있으나,

유전자조작 작물은 수입이 허가되고 있다.

아직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으나 일일이 가려내기 어려울 만큼 식생활에 이미 침투되지 않았을까.

축산업은 유전자 조작 콩의 주요 소비처다.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만,

사람이 유리온실에서만 살아가는 것은 아니어서

내가 원치 않아도 이미 즐겁게 섭취했을 수 있다.

아, 콩이여.

맛있고 이로운 콩은 번뇌도 주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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