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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Jan 17. 2023

김밥 속 햄 유감

끄적끄적

몸이 좋지 않아서 종일 비몽사몽 중이다.

이것저것 먹기는 하는데,

김밥이 먹고 싶어졌다.

파는 김밥이 아니라 우리 엄마가 만들어주셨던 우리 집 김밥이.



나는 김밥에 들어간 햄이 싫다.

비릿한 돼지고기 맛이 혀에 오래 남거든.

나는 빵이랑 먹는 햄은 생햄이든 훈제 햄이든 잘 먹는데.

식은 김밥에 들어있는 정체불명의 고기로 만든 햄은 거슬린다.


예전에는 다진 소고기를 불고기 양념으로 볶아서 시금치, 볶은 당근, 단무지, 계란말이와 함께 김밥을 쌌었다.

그러다가 서양 음식 재료인 햄이 대중화되면서 소고기 볶음에 비해 값이 싸고 손쉬운 햄을 넣게 되었다, 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니까 소고기 볶음이 들어간 김밥은 정통파이고,

김밥 속에 넣은 햄은 사파라고 나는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소고기 김밥을 사 먹는  아니다.

시중에서 파는 소고기 김밥 속 소고기 볶음은 질기거나 기름기가 너무 많은 질이 떨어지는 고기를 갈아서 간장, 설탕을 많이 넣고 볶았기 때문에 맛도, 식감도 떨어진다.

그래서 사 먹을 때는 채소만 들어간 김밥을 고르고

집에서 해 먹을 때 소고기를 넣는다.



그런데 세계로 뻗어나가는 K-김밥이,

햄이 들어가는 것이 어느새 정통이 되었는지.

우리나라보다 소고기가 훨씬 싼 나라에서도 김밥에 햄을 넣는 것이 아닌가!

앗, 아닌데요, 싶었지만.

그건 내 생각이고 이제는 햄이 소고기를 밀어내고 주연의 자리를 꿰차게 되었나 보다.


모든 것은 세월과 사회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영원한 것은 없다.



마지막으로 내가 애정하는 김밥 레시피-


1) 김밥을 만들 때 밥에 식초나 소금으로 간을 하지 않는다.

좋은 쌀로 질지 않게 밥을 한다.


2) 김밥 속에는 다음의 네 가지만 넣는다.

계란말이.

간장으로 만든 무 장아찌(단무지를 싫어함).

간간한 소고기 볶음.

데쳐서 간장, 참기름으로 양념한 미나리,


3) 밥과 속재료의 비율이 적절해야 한다.

입에 쏙 들어갈 굵기로 꽁꽁 잘 말아서,

참기름에 가는소금, 곱게 빻은 깨를 넣어 김밥 겉에 살짝 바른다.

적당한 크기로 썬다.



아, 김밥, 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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