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시작의 다른 이름

마음이 지나간 자리 10화

by 전태영

열 번째 감정, 질투

질투는 우리가 갖고 싶은 것, 혹은 되고 싶은 것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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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이다. 다홍빛 짙게 물든 단풍잎이 바람결에 하나, 둘 흩날린다. 퇴직을 앞둔 요즘, 나는 자주 창밖을 본다. 학교의 하루가 길게 느껴지면서도, 이 시간이 끝나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묘하게 허전하다. 주변을 둘러보면, 이미 퇴직한 선배들이 눈에 띈다. 누군가는 다시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고, 또 누군가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물론 나름의 취미 생활로 하루 하루를 즐기며 살아가는 선배도 있다.


그들의 단단한 일상이 부럽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질투가 난다. 나도 퇴직 이후의 삶을 화려하게 준비한 건 아니다. 작가로서 “글을 쓰며 살면 좋겠다”는 생각, 그리고 학교 컨설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글쓰기와 학교 컨설팅이 과연 나의 두 번째 직장이 될 수 있을까, 그 자신이 없다. 그래서일까, 선배들이 다시 출근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 단단한 걸음걸이가 내 마음을 자극한다. 그들은 여전히 ‘필요한 사람’처럼 보인다. 나는 이제 곧 ‘비워지는 자리’가 될 텐데. 퇴직을 앞두고 나는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낀다. 한쪽에는 자유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두려움이 있다. 이제야 비로소 나를 위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는 기쁨과, 그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이 뒤섞인다. 질투는 어쩌면 그런 마음의 그림자일지 모른다. 선배들의 삶이 부러운 게 아니라, 아직 나의 ‘다음 페이지’를 쓰지 못한 나 자신이 막연한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질투는 내가 아직 꿈꾸고 있다는 증거니까. 퇴직 이후의 나는, 천천히 나의 문장을 써 내려갈 것이다. 누군가의 하루를 부러워하기보다 내 하루를 조금씩 단단하게 세워가며. 오늘도 책상 앞에 앉는다. 커피 향이 은은하게 번지고, 새 문장의 첫 단어가 떠오른다.


이제, 나의 두 번째 출근이 시작된다.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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